본교 설립 이래 최초로 윤리헌장이 만들어졌다. 본교 구성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고자 지난 6월 출범한 본교 혁신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목영준, 실행위원회 위원장=박희등 교수)가 일궈낸 성과다. 혁신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희등 기획예산처장은 대학은 학교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회 조직보다 투명해야 한다윤리헌장은 우리 학교가 대학의 윤리 모델이 되자는 목적을 이루려는 자발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기존에 있던 교원 윤리강령을 다듬고 직원 윤리강령과 학생 윤리강령을 새로 만들어 윤리헌장을 완성했다. 허술한 규정은 바로잡고 필요한 규정을 추가하는 동안 전문기관과 교수의회, 대학평의원회 등 관련 위원회의 검토를 거쳤다. 박희등 기획예산처장은 기존 규정들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사후적 성격이 짙었다윤리헌장은 고려대 구성원이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을 제시해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헌장은 전문과 세부적인 윤리강령으로 이뤄졌다. 전문은 윤리적 주체로서 본교 구성원의 냉철한 자기성찰을 핵심으로 한다. 각 강령은 지식 진보, 청렴성, 학문 실천 차원의 도덕성 등을 강조했다. 이강봉 정책기획팀 부장은 학칙 등 다른 교내 하위 규정에서 윤리강령이 포괄적으로 제시한 바를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정책기획팀 부장은 윤리헌장을 헌법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윤리헌장은 교내 가장 높은 규약인 학칙보다 상위에 있는, 헌법 같은 규정이라며 헌법과 마찬가지로 윤리헌장에도 공동체의 지향점과 철학이 깃들었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현 윤리헌장에 담긴 본교의 철학과 정신을 유지하되, 사회적 요구에 따라 윤리헌장을 바꿔나갈 예정이다.

  윤리헌장은 현재 본교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다. 앞으로 한 달가량 홈페이지 상단 배너에 위치할 예정이다. 혁신위원회는 신임 교원 오리엔테이션, 신임 직원 교육,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활용해 윤리헌장을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재학생에게도 알리기 위해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홍보하는 방법을 고안할 계획이다.

  한상우(글로벌대 독일학15) 씨는 윤리헌장 제정은 올해 본교에서 있었던 많은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한다본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개선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해 8월 해산할 예정이었던 혁신위원회는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박희등 기획예산처장은 입시, 채용, 교육 등 혁신의 과녁이 많다대학의 혁신은 사회적 흐름에 맞춰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기에 혁신위원회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밑에 다음은 윤리헌장 전문이다.

 

신혜빈 기자 venus@

 


전문

고려대학교는 외세의 국권 침탈에 맞서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이념을 기치로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대학이다. 이후, 자유⋅정의⋅진리를 교훈으로 삼아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탁월한 인재 양성과 비판적 지성의 표상으로서 대학의 사명을 다해왔다.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 및 이웃 국가들과 조화로운 공영을 도모하면서 인류가 더욱 평화롭고 행복한 삶의 공동체를 실현해 가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교육기관으로서 고려대학교는 창의적, 혁신적, 개방적 지도력을 갖춘 실천적 인재를 육성하여 인류 발전의 시대적 소명에 부응할 것이다. 또한, 학술연구의 거점으로서 고려대학교는 엄정한 윤리적 규준을 준수하면서 최상의 연구 성과를 창출할 것이다. 나아가 사회봉사의 주체로서 고려대학교는 차별과 소외의 영역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나눔의 실천을 통해 사회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고려대학교는 이러한 책무를 자임하기 위해서 학교 구성원 스스로 윤리적 주체로서 타자에 대한 공감과 배려에 바탕을 두고 냉철한 자기성찰을 선행해 나갈 것이다. 나아가 대학공동체 안에서도 각 구성원의 책임과 역할, 인간관계 등에서 합리적이고 건강한 윤리적 준칙을 마련하고, 구성원들은 정립된 윤리적 가치와 행동 규범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이에 우리 구성원들은 의지를 모아 민족 고대 백년의 역사를 넘어 세계 고대 일천년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이정표로서 <고려대학교 윤리헌장>을 선포한다.

 

교원 윤리강령

고려대학교 교원은 진리를 추구하고 지식을 창출하는 학자로서, 국가와 인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대학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행위 규범을 지향한다.

첫째, 교원은 지식 진보의 이상과 가치를 깊이 확신하면서 창의적인 연구 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교원은 연구자로서의 지적 정직성과 자기 규율을 유지하고 학문 탐구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여야 한다.

둘째, 교원은 강의와 학생 지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원은 학생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으며, 학생의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 교원은 학생 평가에 공정성을 기하며, 학생의 학문적 보조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셋째, 교원은 대학의 명예와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 교원은 학문의 자유를 제약받지 않는 한 대학의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학사행정에 협조해야 한다. 교원은 외부활동을 고려할 때 학내에서의 책임을 우선해야 한다.

넷째, 교원은 학문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동료 교수의 자유로운 연구를 존중해야 하며, 업적을 평가할 때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교원은 동료를 차별하여서는 안 되며, 동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성적으로 희롱하는 언행을 일체 삼가해야 한다.

다섯째, 교원은 시민으로서 사회적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지만 학자로서의 양식과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 교원은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 행동할 때 대학이나 부설 기관을 대표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직원 윤리강령

고려대학교 직원은 대학 행정을 실행하는 전문 인력으로서, 국가와 인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행위 규범을 지향한다.

첫째, 직원은 교육이념과 비전을 공유하며,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에 따라 창의와 성실로써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여야 한다. 직원은 교육행정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의 전문성 함양은 물론,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하여 업무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둘째, 직원은 대학 행정의 주축으로서 전문직업의식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최상의 교육환경과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하여야 한다.

셋째, 직원은 대학 구성원에게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항상 공정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여야 하며, 직무를 수행함에 제반 법령과 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

넷째, 직원은 높은 윤리적 가치관을 가지고 개인의 품위와 대학의 명예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직원은 사회에서 바라는 청렴성을 갖춰 직무와 관련하여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지 아니 하여야 한다.

다섯째, 직원은 대학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대내외 활동에 있어 항상 모범적인 자세를 견지하여야 한다. 우리 대학의 행정이 한국대학 행정의 표본이 될 수 있도록 시대정신을 읽고 개혁하는 자세로 대학 발전에 기여하여야 한다.

 

학생 윤리강령

고려대학교 학생은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서, 학문에 정진하며 지덕체를 함양하여야 할 학생으로서, 대학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행위 규범을 지향한다.

첫째, 학생은 교육이념과 비전을 공유하며, 성실하고 정직한 마음과 열정적인 태도로 창의적 학문탐구에 정진하여야 한다.

둘째, 학생은 학문탐구와 그 실천능력의 배양에 힘쓰고 문명의 진보와 문화의 창달에 기여하여야 한다.

셋째, 학생은 고등교육을 받는 교양인으로서 대학의 학칙 및 제반 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며, 양심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학업 수행에 임하여야 한다.

넷째, 학생은 타인의 인격과 권리, 다양성을 존중하고 종교, 사상, 문화 등의 차이를 인정하며 평화의 정신을 확산하여야 한다.

다섯째, 학생은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지역 및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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