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세상 참 좋아졌다요즘 웃어른과 얘기하다 보면 높은 빈도로 듣게 되는 말이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한국 사회는 분명 변하고 있다. 사회를 지배하던 집단주의, 수직적 위계질서가 서서히 빛을 바라며 인권 친화적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일상에 만연하던 억지 회식, 술 강권, ‘눈치 보기식야근 등의 문화는 과거의 구태로 전락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당연하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히 틀린 것들이 됐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이 늘어날수록 세대 간의 갈등은 자연스레 늘기 마련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90년대생 사이의 갈등은 근래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다. 기성세대는 집단을 위해 개인이 일정 부분 희생하기를 바라지만, 자녀세대는 개인을 중심에 둬 집단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세대 간 망탈리테(mentalites, 집단적 무의식)의 차이는 청년 일자리 부족, 국민연금 등의 먹고 사는문제와 결부돼 사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회 분열의 피해자는 결국 개인이다. 세대 갈등이 심화할수록 개인은 다른 세대와의 교류를 줄이게 되고, 자신과 유사한 삶을 겪으며 성장한 동()세대의 논리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고착화는 급변하는 사회에 기민하게 반응하는데 크나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구태의연한 관습을 강요하는 꼰대가 요즘 사회에서 도태하는 것처럼, 9급 공무원직에 22만 명이나 몰리는 도전정신 없는이들이 미래사회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시대적 산물이 덜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이유다. ‘현대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작가 로버트 그린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교류할 것을 권한다. 젊은 세대는 세상을 먼저 살아온 선배와의 교류를 통해 가치관을 넓히고, 기성세대 또한 요즘의 시대정신과 열정을 흡수할 수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하기 위해선 옛것이 중요한 만큼 새것도 중요하다.

 분단 이래 반세기 동안 한국은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바쁘게 변해왔다. 그 사이 국민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급변했으니, 국가의 유례없는 급성장이 세대 갈등으로 비화한 모양새다. 하지만 86세대도, 90년대생도, 살아왔던 시대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어찌 특정 세대의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겠는가. 황희 정승의 말처럼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다.”

 ‘꼰대혹은 열정 부족같은 편견에서 상대를 재단하지 말고, 관용의 정신으로 상대를 이해해보는 건 어떨까.

 

이준성(이과대 수학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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