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호는 소재 선정이나 구성 방식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잘 보였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신문에 담겨 있고, 또 적절한 소재들을 잘 선정하여 대학교 학보사로서의 가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일부 기사에서는 내용의 깊이보다 형식의 화려함에 치중한 것 같이 느껴져서 다소 아쉬웠다.

 우선, 서울총학 탄핵 연서에 관한 글을 보면, 단순히 표면적인 상황을 정리한 것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렵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다른 경로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정보 이상의 내용이 담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탄핵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서 뚜렷한 의견을 제공한 것은 좋았지만, 그에 비해 전체적인 여론은 너무 미흡하게 다뤘다. 또한, 지나치게 짧고 간결하게 정리된 현재의 탄핵 사안과 비교해 볼 때, 굳이 무산됐던 지난 3차례의 탄핵을 한 편의 독립적인 기사로 쓸 만큼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무산된 탄핵은 짧게 요약해서 끝내고, 이번 사안에 집중해서 이후에 어떤 과정을 거쳐 사안이 진행되는지, 학내 커뮤니티에서 어떤 반응들이 나오는지를 좀 더 제시했다면 보다 풍성한 기사가 되었을 것 같다.

 세종캠퍼스 전학대회의 사안은 성급하게 보도되었다. 우선, 한동안 주목받던 총학 감사위원회 규정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줄로 다룬 것에 비해 아직 정확한 계획도 나오지 않은 분교 지위 해소에 관한 건은 기사의 제목으로 쓰일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졌다. 확정된 바 없이 아직 논의단계인 사안을 성급하게 조명한 터라, “가능성이 있다.”, “전해 들었다등의 추측들만 기사에 나열되어 있다. 관련된 사안은 2016년에도 논의된 바 있고, 무산되었던 사안임을 생각해 보면, 이번에는 좀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어떤 점에서 다르게 추진되고, 이에 대한 학교 당국의 입장은 어떤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도 취재했다면 보다 유의미한 기사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석탑춘추 칸은 다소 불친절했다.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제시함으로써 현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시도는 신선했지만, 독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지는 미지수이다. 갑작스럽게 “3면을 보자.”로 시작해서 2문단 내내 2016년의 고대신문을 돌아본다. 굳이 3년 전 신문을 요약하며 두 문단이나 할애할 필요가 있을까. 또한, 지난 기사를 요약하는 데 차지한 길이에 비해 정작 중요한 필자의 의도는 지나치게 짧았다. 독자에게 판단을 넘기는 방식은 좋았지만, 정확한 겨냥이 없어 함축적이라기보다는 다소 얼버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2016년의 사례를 요약해서 짧게 제시하고, 현재에 집중해서 촘촘히 글 쓰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이번 기사는 유독 기자들의 노고가 잘 느껴졌으며, 그로 인해 읽는 내내 풍성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외양의 화려함에 묻혀 그동안 고대신문이 보여줬던 질적 수준은 다소 옅어졌던 것 같아 아쉽다. 부디,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고대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남궁영선(사범대 국교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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