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박물관 4층에서 융합렉처 시리즈 ///산 우리 유산에 새겨진 첨단 미래를 읽다4번째 강연회가 지난달 31일 열렸다. 공과대학 주관, 박물관 후원으로 기획된 융합렉처는 인문학 강연과 공학 강연을 한 차례씩 진행해 둘 사이의 접점을 풀어내는 강연회다. 우리 역사와 유산에 남겨진 과학기술을 살펴보고 우리가 남길 미래 유산을 점검하자는 목적이다. 대동여지도와 자율주행차를 소재로 한 이번 강연에는 김종혁(미래국토연구소) 교수와 한민홍(공과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가 연단에 섰다. 강연장에는 50여 명의 청중이 함께했다.

  먼저 인문학 강연으로 김종혁 교수가 조선 대동여지도에 관해 설명했다. 김종혁 교수는 22점으로 구성된 대동여지전도는 최소 30가지 범례를 세세히 표현한다며 조선의 정량화된 교통로 모델인 대동여지도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또한 그는 많은 사람이 김정호 선생이 백두산을 여러 차례 등정하고 전국 일주를 했다고 안다이는 사실일 수 있으나 측량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동여지도가 실측본이 아니라 편집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나선 한민홍 명예교수는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 소개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영상 인식 시스템을 통해 차선을 검출하고, GPS와 지도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설정하며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변수가 많은 도로 상황을 파악하는데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비 오는 밤에는 조명이 많아 카메라가 차선과 장애물을 구별하기 어렵고 터널, 건물, 산 등의 지형에서는 GPS 신호가 단절돼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한 교수는 인공지능을 접목해 도로 상황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취지와 달리 강연에서 인문학과 공학이 융합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두 강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병렬적으로 진행돼서다.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강연을 듣기 위해 본교에 처음 방문한 신경원(·60) 씨는 대동여지도와 자율주행자동차 두 강연 모두 이야깃거리는 많은데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강연을 들은 후에도 대동여지도와 자율주행차의 연관성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안수민 기자 s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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