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부터 강의자료 확인, 인터넷 강의 수강까지, 요즘 대학생들은 펜으로 하는 공부보다 노트북으로 하는 공부가 더 익숙하다. 자연스레 노트북 열람실에 대한 수요도 늘었는데, 일반 열람실보다 노트북 열람실 수가 적어 학생들은 편히 공부할 곳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인문캠에 비해 노트북 열람실이 더 부족한 이공캠 학생들은 노트북 열람실 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문캠으로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 학교 측도 노트북 열람실 좌석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입장이다.

 

확충했지만여전히 부족한 노트북 열람실

  본교 서울캠의 전체 열람실 4554석 중 노트북 열람실은 2062, 일반 열람실은 2492석으로 노트북 열람실 좌석 수는 일반 열람실 좌석 수보다 430석 적다. 하지만 노트북 열람실의 인기는 일반 열람실을 압도한다. 본교 중앙도서관(관장=석영중 교수)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1일부터 9, 22일부터 30일까지 백주년기념관의 노트북 열람실인 C-LoungeD-Lounge의 이용률은 각각 86.9%98.2%였다. 다른 노트북 열람실보다 인기가 없는 편인 대열람실 노트북 구역의 이용률도 54.6%였다. 반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없는 대열람실 일반구역의 이용률은 19.8%에 그쳤다.

  학생들의 수요가 몰리는 시험 기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험 기간이었던 610일부터 21일에도 C-LoungeD-Lounge, 대열람실 노트북 구역의 이용률은 각각 93.7%, 97.9%, 79.4%였지만, 대열람실 일반구역의 이용률은 42.7%였다. 하나스퀘어, 중앙광장 등 다른 열람실 역시 기간을 막론하고 노트북 열람실의 이용률이 일반 열람실 이용률을 상회했다. 61일부터 9, 22일부터 30일까지 중앙광장과 하나스퀘어의 노트북 열람실 이용률은 59.7%72.2%41.6%39.8%를 기록한 일반 열람실보다 높았다. 시험기간인 610일부터 21일까지도 노트북 열람실의 이용률은 90.5%91.5%까지 올랐지만, 일반 열람실은 68.8%75.7%였다. 공부할 자리가 없어도 일반 열람실은 잘 안 쓴다는 것이다.

  노트북으로 강의자료를 보거나 필기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레 노트북 열람실을 이용하게 된다. 문과대 17학번인 김모 씨는 강의를 듣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가 다 노트북에 있어 일반 열람실에서는 제대로 공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는 학생도 일반 열람실 이용을 꺼린다.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는 노트북 열람실과 달리 대부분의 일반 열람실은 공용 충전기만 있기 때문이다. 김수림(사범대 교육15) 씨는 아이패드로 공부를 해서 굳이 노트북 열람실을 갈 필요가 없지만 충전 문제 때문에 노트북 열람실을 간다일반 열람실의 개인 자리에선 충전을 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했다.

  학교 당국도 노트북 열람실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노트북 열람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지난 5월에 백주년기념관 노트북 열람실 좌석수를 확대했다. 기존에 일반 열람실이었던 백주년기념관 1D-Lounge A구역과 4층 대열람실 B, C, G 구역을 노트북 이용 가능 구역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 결과 20183565였던 서울캠의 노트북 열람실과 일반 열람실의 비율이 현재는 4555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많은 학생이 노트북 열람실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작정 노트북 열람실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열람실을 노트북 열람실로 전환하려면 전원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중앙광장 일반 열람실의 경우, 노트북 열람실로 전환하려면 바닥 공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사 기간 동안 학생들은 열람실을 이용할 수 없다. 또 일반 열람실을 선호하는 학생도 있다. 홍선표 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부 부장은 일반 열람실을 선호하는 학생도 있어 일반 열람실을 무작정 노트북 열람실로 전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범대 15학번인 이모 씨는 충전을 할 수 없긴 하지만, 노트북 소리가 시끄러워서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아 일반 열람실을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 열람실을 선호했다. 홍선표 부장은 일반 열람실에도 콘센트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학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이공캠 노트북 열람실

  이공캠의 노트북 열람실 부족 문제는 인문캠보다 더 심하다. 인문캠에 있는 열람실 전체 좌석의 64%가 노트북 열람실인 반면, 이공캠은 23%에 불과하다. 이공캠에 위치한 노트북 열람실 좌석 수는 과학도서관 194, 하나스퀘어 301석으로 모두 합해도 495석 정도다. 1567석의 노트북 열람실이 있는 인문캠의 30% 수준이다. 정보대 19학번인 김모 씨는 이공캠에선 하나스퀘어의 노트북 열람실 좌석 수가 제일 많은데도 늘 자리가 없다그렇다고 인문캠 노트북 열람실을 가기엔 이동시간이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학과 특성상 이공계 학생들의 노트북 열람실 수요는 꾸준히 높다. 이공계 학생 대부분이 1, 2, 3차 시험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시험을 보고 있어서다. 하나스퀘어 노트북 열람실을 주로 이용하는 의과대 19학번 김모 씨는 이공계나 의예과 학생들은 항상 시험 기간이라 할 수 있는데, 하나스퀘어 노트북 열람실은 늘 잔여석이 없다노트북 열람실 자리를 구하기 위해 의과대 건물에서 백주년기념관까지 가기도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학교 당국은 이공계 학생들의 고충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오 도서관 학술정보큐레이션부 부장은 이공캠 노트북 열람실이 부족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과학도서관을 시작으로 이공캠 노트북 열람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좌석 자동반납 시스템 검토 중

  열람실 좌석 사석화 문제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좌석 이용 시간이 끝났음에도 자신의 짐을 치우지 않는 학생들 때문이다. 결국, 뒤이어 해당 좌석을 이용하려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게 된다. 학교 측에서 열람실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주기적으로 좌석에 방치된 물건을 정리하고 있지만, 효과를 체감하는 학생은 적다.

  좌석 이용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열람실을 나서며 자리를 반납하지 않거나, 열람실 좌석을 예약해두고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일명 유령학생도 다수 보인다. 보과대 18학번인 김모 씨는 시험기간에 예약 시스템 상으로는 잔여석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막상 열람실에 가보면 비어있는 자리가 많다노트북 열람식 확대도 시급하지만, 좌석을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학생들에게 패널티를 주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당국은 열람실 좌석 자동반납 시스템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열람실 이용자가 열람실 밖으로 나가 일정 시간 이상 돌아오지 않으면 좌석이 자동으로 반납 처리되는 시스템이다. 본교 백주년기념관은 2017년까지 열람실 자동반납 시스템을 운영했다. 당시 백주년기념관 열람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열람실 밖으로 나갈 때 반드시 학생증을 태그하고 나가야 했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좌석이 자동으로 반납됐다. 당시 백주년기념관 열람실에만 자동반납 시스템을 시행하는 것을 두고 불만이 제기돼 결국 시행이 중지됐다. 홍선표 부장은 열람실 장기공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람실 좌석 자동반납 시스템을 다시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김보성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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