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신문을 내기 위해 노력했던 고대신문의 일원이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본 1885호는 고대신문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신문이었다.

 고대신문의 숙제는 독자들에게 읽히는 것이다. 1885호 보도면은 학생들에게 한층 다가가려 노력한 점이 보였다. 중운위 임시회의 기사는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고, 조국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움직임을 기사 2개를 할애하며 팔로우업하려 했다. ‘안암 상권에 상륙한 마라 열풍기사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사였다. 하지만 마라탕 열풍의 원인은 다양하게 해석하려 노력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단편적이었다. 마라탕 열풍의 미래를 예측한 학생의 멘트는 전문적인 근거가 없었고, 쇄도하는 마라탕 가게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 의견들은 담기지 않아 아쉬웠던 기사다.

 수강신청 전면개편 기사 또한 형식적인 반응만이 담겨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학생들의 의견 반영해 개편 확정할 것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면, 이 기사가 그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줘야 했다. 추첨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찬반 의견을 하나씩 형식적으로 넣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이다. 이미 논의가 여러 차례 진행되었던 강의 매매·양도, 매크로 방지를 위한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보다는, 새롭게 나온 방안인 추첨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더욱 다양하게 담겼으면 어땠을까. 아직 도입 여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개편안을 보도할 것이라면, 개편안의 내용보다는 학생들의 반응을 더욱 적극적으로 담아주는 것이 고대신문의 역할일 것이다.

 기획면은 여전히 고민이 부족했다. 학술면의 SF문학, 문화면의 서체와 웰에이징, 분명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왜 이 시점에, 고대신문에서 다뤄야 하는 주제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없다. 기사의 형식에도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특히 문화면의 웰에이징 기사의 두 인터뷰는 한 면 속에 함께 배치되기엔 스트레이트 기사를 보지 않으면 일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도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려 하고, 시의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보였다. 항상 똑같았던 광고 자리에 새로 제정된 윤리헌장을 배치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였으며, 카메라사계, 아랑졸띠, 교환일기와 같은 여론면 코너들도 흥미로웠다. ‘학자와의 티타임사람들인터뷰이 선정도 탁월했다.

 고대신문은 역경을 딛고 분명히 성장했다. 학생들과 가까운 사안을 심층적으로 보도하려는 노력이 보였던 1885호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조급해해서는 안 된다. 1면의 바로 잡습니다는 성급하게 판단했기에 저지른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휴간을 알리는 알려드립니다3주간의 휴간 기간 동안 재정비해오겠다는 고대신문의 포부이길 바란다.

 

김예진 (자전 경영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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