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강의 도중 떠드는 학생이 많다는 소문이다. 원성이 자자하다. 첩보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강의실 뒤쪽에 출몰한다. 대학 강의를 듣고 웃음 짓기 쉽지 않은데, 수업시간 내내 키득거리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강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활발히 저들끼리 떠든다. 심지어 여의치 않을 땐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술법을 부린다. 학문의 발견을 초월하는 담론이 오가는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학생들이 귀한 수업시간에 담소를 나눌 리 있겠나. .

 

○…미디어관에서 학교 바깥으로 나갈 때 바로 나오는 도보가 공사 중이다. 보도블럭을 다 들어내 흙바닥이 맨몸을 노출했다. 녹색 천이 깔려있긴 하지만 함부로 걷다간 신발에 모래 알갱이가 들어간다. 다행히 공사가 진행 중인 낮에는 안내 요원이 배치돼 사람들이 길을 우회하도록 한다. 거기 있던 따릉이는 당분간 이용이 중단됐다. 학교 근방 두어 군데에 따릉이가 더 있어 다행이다. 정릉천 바람이 아직 쐴 만하다.

 

○…정경대 후문 근처에 호떡집이 새로 들어섰다. 북촌 한옥마을에서 인기를 얻은 곳인데, 가을바람 타고 날아와 체인점을 차린 모양이다. 꿀호떡은 1000원이고 잡채호떡은 1500원이다. 한번 맛보자는 학생들이 길게 줄 섰다. 오래 기다린 사람은 한 시간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좋은 꾀가 떠올랐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은 앞으로 대신 호떡 줄 기다리게 하자. 입이 근질근질한 사람은 기다리면서 떠들고, 바쁜 사람은 시간 아끼고.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안 기다리고 호떡 먹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다.

 

김태훈 취재부장 foxtr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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