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가을 하늘과 붉은 단풍이 석탑의 정취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 청명한 가을날, 고대인의 기상을 담아 대학언론의 미래를 열어가는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대신문은 1947113, 격변의 시기에 민족의 대학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의 힘으로 창간되었습니다. 이후 정식 학보로서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이 되어, 대한민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기록하는 직필의 사관(史官)이자 고대인이 추구하는 진리를 비춰주는 등대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창간 이후 72년 동안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정보화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에서 고대신문은 지성인의 이상과 실천을 치열하게 모색하며 냉철하게 기록해 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기술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미디어 환경도 급속도로 변하였습니다. 활자 매체인 종이신문은 지금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미디어 매체 중에 최우선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너무 빨리 등장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정보와 뉴스를 지면에 기록하여 역사를 쌓아가는 신문의 가치는 여전히 작지 않습니다. 우리 고대신문이 매체 형식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대학교육과 사회문화에 대한 중요한 의제를 던지고 예리한 통찰의 시각을 제시하는 대학언론의 위치를 견고히 유지하기 바랍니다.

  역사상 갈등과 논쟁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고 거시적인 합의와 양보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오늘 우리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그 가운데 공선사후의 정신이 점차 약해지고 각자의 취향과 이익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양상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고대신문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대학은 물론 사회의 현안을 성찰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언론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고대신문이 대학인의 여론을 대변하며 시대의 목소리로서의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고려대학교는 창의와 융합이 어우러진 미래형 캠퍼스를 구축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성의 전당이 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 연구, 행정, 인프라 등 모든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습니다. 고대신문이 변화하는 학교의 발전상과 성취를 더욱 진솔하게 담아내고, 다양성과 변화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소통되는 공론의 장이 될 때, 고대신문 72년의 전통이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오랜 기간 홍보관을 지키던 고대신문사 편집실은 이제 캠퍼스 울타리 밖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 폭넓은 취재와 균형 잡힌 논조는 물론 학내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새 시대의 언론 매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쌓아온 높은 위상처럼 고대의 자랑이 되는 고대신문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고려대학교의 교육구국의 건학이념과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을 구현하고자 노력해온 고대신문 기자들과 그 역사를 지켜온 고대신문 동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창간기념일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고려대학교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고대신문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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