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석 고대신문 동인회장

  나의 사랑이요 나의 자랑인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모든 동인들과 더불어 진심을 다하여 축하드립니다. 고대신문 창간 70주년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성대한 축하행사를 치른 것이 엊그제의 일 같은데 벌써 이태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민족의 과거와 미래의 구원한 생명이 고려대학교의 전통과 병행하는 곳에서 고대신문의 역사적, 사회적 사명이 성취될 것이라는 창간사의 부르짖음은 고대신문의 두 눈을 민족고려대학교를 향해 부릅뜨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72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도 그 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고대신문 한 호, 한 호가 창간 정신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신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되겠기 때문입니다.

  역대 고대신문 기자를 지낸 교우들을 우리는 동인이라고 부릅니다. 동인은 어떤 일에 뜻을 같이하여 모인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72년의 세월이 흘러서 세대가 다르고 활동한 시대가 다르고 신문의 제작방식이나 일하는 공간이 달랐지만 우리를 묶을 수 있었던 어떤 뜻이 있었습니다. 우리 동인들이 70여 년의 시공간을 넘어서 공유하고 지켜온 그것은 첫째는 고대정신이요, 둘째는 신문정신 곧 언론정신입니다. 고대신문은 자유·정의·진리의 고대정신으로 대학과 사회 나아가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고, 정론직필의 언론정신으로 책임 있는 보도와 비판을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필화를 겪었고 독재정권의 검열 당국에 의해서 신문을 인쇄해 놓고도 배포금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고대신문이 면면히 지켜온 정론직필의 정신만은 그 누구도 꺾지 못했습니다. 짧은 기간의 고대신문 기자 생활을 떠나서도 우리 동인들은 평생 그 정신을 꿋꿋하게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신문의 후배기자들이 그 정신을 이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국론이 심하게 분열되어서 정론이라고 할 만한 언론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든 기성언론들이 싸잡아 비판받고 불신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진리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는 고대신문의 창간정신이 되살아나야 합니다. 아침이슬 같은 순수함으로 영롱하게 빛나고, 자유분방한 토론과 비판으로 칼날처럼 예리하며, 참신한 감각의 혁신적 아이디어로 대학과 민족의 앞날을 선도해가는 고대신문의 대견한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런 신문을 만들어가는 길에 우리 동인회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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