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지만 혼자 하는 공부가 쉬운 건 아니다. 홀로 마주했을 땐 어려운 이론도 함께 머리를 맞대면 한결 쉬워진다. 교수학습개발원은 본교를 함께 학습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학습공동체 KUPT(Korea University Peer Tutor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강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해당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강한 튜터를 매치해 협동학습을 지원하는 것이다.

  2006학년도 1학기에 시작된 KUPT20192학기 현재 28회를 맞았다. 44개팀이 참여한 28KUPT는 튜터 40, 튜티 212명으로 이뤄졌다. 튜터와 튜티들은 KUPT가 학습에 도움이 되고,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며 KUPT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습자 맞춤으로 이뤄지는 학습공동체

  KUPT 튜티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 고민을 함께 나눌 친구를 찾는다.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수학 수업 한 번 들어보자 싶어서 수강신청 했다가 혼쭐났죠.” “본 전공 동기 중에서는 유일한 통계학과 이중전공생이라, 통계 과목을 혼자 공부하기가 벅차더라고요. 기초 과목을 듣고 있는데도 이러다가는 중도 휴학하겠다 싶었어요.” 통계수학 수강생이자 KUPT 일반과목 튜터링 튜티인 남동민(문과대 독문15) 씨와 단예림(사범대 교육18) 씨가 KUPT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튜터는 튜티들을 가르치는 동안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 통계수학 튜터인 이인준 (보과대 보건정책18) 씨는 튜터링 경험은 없지만 누군가를 가르쳐보고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복습도 할 겸 KUPT 프로그램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배우는 학생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학생도 또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다.

  교수학습개발원 측은 튜터·튜티를 선발할 때는 지원서를 기반으로 한다기본적인 교수학습 능력도 점검하지만 무엇보다 지원자가 튜터링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할지를 살핀다고 전했다.

  교수학습개발원은 튜티들의 전공기초 학습능력 및 영어강의 수강능력 향상과 해당 과목에 대한 튜터들의 학습 이해도 향상 및 전공심화학습’, ‘의사소통 능력을 비롯한 대인관계 능력 향상을 위해 KUPT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KUPT 학습공동체는 일반과목 튜터링 ODT(On-demand Tutoring) EMC(English-Mediated Course Skill Tutoring) 특별 대상 프로그램 등 네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일반과목 튜터링은 튜터가 지원한 학부개설 교과목에 한해서 진행된다. 반대로 ODT는 일반과목 튜터링이 개설되지 않은 과목의 수강생들이 먼저 모인다. 튜티가 지원한 다음에 해당 과목 튜터를 모집하는 순서다. 영어강의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EMC에서 튜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 대상 프로그램은 유학생, 장애학생, 학사경고자 등 학습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을 위한 튜터링을 제공한다.

  각 팀은 자율적으로 학습공동체를 운영한다. 튜티가 애를 먹는 어려운 문제를 튜터가 풀어주는 식으로 활동을 진행하는 팀이 있는 한편, 튜터가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팀도 있다. 이인준 튜터는 튜터링을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진행한다매주 예약한 장소에서 직접 만든 수업 자료로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단예림 튜티는 중간고사 전날 진행했던 튜터링의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기죽어 있었는데 막상 시험장에 가보니 문제가 쉽게 느껴져서 좋았다고 웃음 지었다.

학습공동체 측면지원하는 교수학습개발원

KUPT 튜터들이 튜터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

  가르치는 게 익숙지 않은 튜터들은 튜터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수학습개발원은 본격적인 튜터링 활동에 앞서 튜터 트레이닝 시간을 마련한다. 튜터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는 교수법을 지도하고 이전 튜터들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이번 학기에는 교수학습개발원 연구교수들이 다양한 학습자 이해하기튜터와 튜티가 함께하는 Peer Tutoring’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인준 튜터는 튜터 트레이닝 때 배운 교수법이 교수학습지도안 작성과 수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UPT 튜터와 튜티는 매주 각각 활동보고서와 자아성찰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수학습개발원은 제출한 보고서로 조교 세 명이 전반적인 활동 상황을 점검한다보고서 제출에 신경 쓰기보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학습 내용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16시간 이상 활동한 튜터에게는 활동인 증서를 수여하며, 최종보고회 이후에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되기도 한다. KUPT 튜터는 취업과 대학원 진학 시 교수학습개발원의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교수학습개발원 측은 튜터와 튜티 모두가 모집됐다면 어떤 과목이든 학습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많은 학생이 KUPT에 참여해 여러 혜택을 함께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수학습개발원은 예산 등 한계는 있지만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해 지원확대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인준 튜터는 “KUPT 활동을 통해 이전에 수강했던 강의 내용도 복습하고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동민 튜티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점도 좋지만 강의실에서 지나치기만 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KUPT의 큰 장점이라며 같은 이중전공생들을 비롯해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 튜터링 활동을 계기로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혜빈기자 venus@

일러스트장정윤전문기자

사진제공교수학습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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