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15:10 (목)
안전하고 영원토록 전하기 위해서
안전하고 영원토록 전하기 위해서
  • 박성수 기자
  • 승인 2019.11.03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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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의 보존 과정
종이기록물에 오염이 발생하면 건식클리닝 과정 또는 습식클리닝 과정을 거친다. 사진은 지우개 파우더를 이용한 건식클리닝 작업 모습.

  우리나라의 기록관리 중추기관인 국가기록원에서는 공공기록물의 체계적인 수집·보존·관리를 위해 조직구성을 총 3(기록정책부, 기록관리부, 기록서비스부) 4(대통령기록관, 나라기록관, 역사기록관, 행정기록관)으로 나눠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이 중 대전에 위치한 행정기록관은 충청·전라·제주 권역의 기록물 관리를 위해 2012년 개관했으며 한시·폐지기관 생산기록물과 정부간행물을 수집하고 관리한다.

  각 지역의 한시·폐지기관에서 이관된 기록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지는 않는다. 탈산, 소독, 복원 등 각종 작업을 거쳐 보존 서고에 안착한다. 중요한 행정기록이 사라지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행정기록관을 방문해 직접 확인했다.

때 빼고 광 내는기록물들

  각 행정기관에서 이관돼 온 기록물들은 제일 먼저 행정기록관의 하역장을 거친다. 기록물들이 상자에 실려 도착하면, 레일을 설치해서 기록물들을 인수서고로 옮긴다. 인수서고에서 1차적인 정리 작업을 거쳐야 해서다. 들어오는 기록물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보통 외부 용역을 통해 정리 작업이 진행된다.

  본격적인 분류 작업은 정리 작업장에서 실시한다. 이곳에서는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해 생산 또는 접수한 모든 기록물을 연도별, 보존기간별, 기록물종류별로 분류한다. 기록물의 물리적 정리와 분류 및 철, 건목록 등록과 관리번호 부여 등의 업무도 이뤄진다.

  기록물들이 긴 기간 동안 안전하게 보관되기 위해선 분류작업뿐만 아니라 탈산, 소독 등의 작업도 거쳐야 한다. 오래된 종이 기록물의 경우 산성화가 발생할 수 있다. 산성화가 진행되면 종이가 누렇게 되거나 바스라지는 등 훼손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 탈산실에서는 알칼리성 물질을 투입해 산성도를 낮춘다. 탈산실에 마련된 기계장치에 기록물을 넣으면 알칼리성 액체가 차오르는데, 물에 젖지 않는 특수액체라서 문서가 젖지는 않는다. 보통 pH 수치 6.5 이하인 문서들을 7 이상으로 높이는 중성화 작업이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진행된다.

  기록물들을 최종적으로 서가에 배치하기 전에 소독실에서 소독을 한다. 기록물에 붙어있는 벌레나 균을 제거하는 게 목적이다. 기록물을 기계에 넣은 다음, 기계의 밀폐챔버 뒤쪽에 있는 탱크에서 질소를 만들고, 질소를 밀폐챔버에 투입해 산소를 제거해서 벌레를 질식시킨다. 보통 한 번에 기록물 1000권에서 2000권 정도를 투입하며, 작업이 끝나려면 총 12일 정도가 소요된다.

복원부터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까지

복원작업이 진행되기 전 기록물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난 후의 기록물

  행정기록관에는 인수서고를 포함해 총 13개의 보존 서고가 있다. 일반기록물의 경우 온도는 18도에서 22, 습도는 40%에서 56% 사이를 항상 유지한다. 벽에 설치된 센서와 자기 온습도계를 통해 온·습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이외에 보안을 위한 CCTV와 동작감지센서, 화재 발생시 기록물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스방재 시스템이 구비돼있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벌레를 잡기 위한 트랩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훼손된 기록물들의 경우, 복원실에서 복원 과정을 거친다. 먼저 훼손된 기록물의 상태조사를 실시하고, 종이의 재질과 산화 정도에 맞춰 복원처리 과정을 계획한다. 종이기록물에 오염이 발생한 경우, 지우개 파우더를 이용한 건식클리닝 과정 또는 수분을 가해 오염물을 제거하는 습식클리닝 과정을 거친다. 그 후 지력이 약해지거나 결실된 부분에 대해 보강작업을 실시하고 건조와 재단과정을 거쳐 보존서고에 보관하게 된다.

  행정기록관에서는 직원의 업무 또는 일반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기록물을 열람할 때, 원본에 직접 접촉하는 걸 막기 위해 스캔 등의 작업을 통해 기록물들의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기록을 다 스캔하는 건 아니고, 매체 수록이 필요하다 판단된 기록에 한해서 스캔 작업이 이뤄진다. 미래의 소중한 자산인 기록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에서는 세심한 절차로 기록의 수집과 보관이 진행되고 있었다.

| 박성수 기자 park@

사진제공 |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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