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113학생의 날에 창간한 이후, 고대신문은 독자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72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러한 독자들의 격려 또한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

  최근 독자들이 고대신문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고대신문 여론면 <고대신문을 읽고> 10년 치(20103~ 201910)를 분석해 독자의 비판과 기대를 살펴보았다.

<고대신문을 읽고>

  텍스트를 분석해 도출된 불용어를 제외한 명사의 워드클라우드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사진’(249)이었고, ‘인터뷰’(167), ‘주제’(141)가 뒤를 이었다. ‘제목’(81)배치’(76)도 독자들이 고대신문을 읽으며 주의 깊게 살펴본 신문의 구성 요소들이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비율은 긍정어 23237회 언급, 부정어 21125회 언급으로 긍정어가 약간 많았고, 연도별 추세는 두 평가 모두 2012년 이후 조금씩 증가하다가 2016년부터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고대신문의 지면은 크게 학내의 주요 사건을 담는 <보도면>, 최근 사회 이슈와 쟁점을 분석하는 <사회면><시사면>, 시대의 여러 문화현상을 파악하는 <문화면>, 학술적 주제와 논의를 깊이 다루는 <학술면>, 기자와 독자들의 시각을 담는 <여론연재면>으로 구성돼 있다.

  지면에 대한 관심도는 보도면(70회 언급), 사회(시사)(57회 언급), 문화면(29회 언급), 학술면(14회 언급), 여론연재면(9회 언급) 순으로 나타났다.

독자에게 들어본 고대신문의 개선방향

  워드클라우드에서 빈번히 언급된 사진’, ‘제목’, ‘배치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사진의 경우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 모두 많았지만 최근 2년간은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사진의 화질이나 구도에서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며 사진의 질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독자도 있었지만, ‘사진만 봤을 때 내용과 기획의도를 알 수 없다’,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등 사진을 통해 기획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다.

  ‘배치에서 독자들이 지적한 문제는 동일한 주제로 여러 기사를 썼음에도 내용이 띄엄띄엄 있어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했다’, ‘지면배치가 주제의 심각성과 동떨어져 있다등 산만한 면 배치로 가독성을 떨어뜨리거나, 기사의 주제와 배치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목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다. ‘기사 내용을 포괄하지 못한다’, ‘제목과 기사 내용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제목만 보고 긍정적인 기사라고 기대했지만, 기사를 읽을수록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등 제목이 기사의 내용을 담기에 불충분하거나, 제목에서 강조한 내용과 기사의 주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제기됐다. 고대신문 독자들에게 해당 키워드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금교돈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대표이사

  - 930일자 1면 가을축제 기사를 보자. 3면까지 이어달리기를 하는 대형 기사인데 핵심 제목이 빠져있다. 가을 축제 모락모락이 열렸다는 얘기를 제목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누구누구 집을 찾아갔는데 문패가 없어서 일일이 집안으로 들어가 누구 집인지 물어봐야 하는 꼴이다. 식당이라고 쳐보자. 뭘 하는 식당인지도 모르고 그 집을 방문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레이아웃이나 기사가 좀 부족해도 제목이 잘 커버하면 그 기사는 살아난다. 그런데, 이 경우는 기사를 오히려 죽인 꼴이다. 레이아웃이 심플해서 읽기가 쉬워지고 적적한 사진으로 눈길을 끄는가 했는데, 제목이 손님을 내쫓았다. 이런 제목이 자주 목격된다.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제목을 서비스해야겠다.

김원 중앙일보 기자

  - 텍스트가 너무 많다. 지면을 펼쳤을 때 기사당 글자 수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종이신문들은 글자 크기를 키우고, 기사당 글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텍스트가 많은 반면 사진이나 그래픽의 활용은 떨어진다. 특히 차트 형태의 인포그래픽을 잘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몇 마디 말보다 차트 한 장이 팩트를 설명하는데 더 유용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고연전 결과 보도를 한 지면을 보니 레 이아웃이 그대로였다. 지면 레이아웃도 몇 년간 크게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어떤 분야든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고대신문에는 단순하게 디자인 툴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의 방향성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김선미 JTBC 기자

  - 지난 10년간 가장 자주 등장했다는 키워드를 듣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최근 고대신문을 읽고 내가 신문 만들던 10년 전과 비슷한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제목(81)’에 주목한다. 볼거리, 읽을 거리가 넘치는 세상에서, 학보로 학내 구성원의 시선을 끄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때 제목이 다크 호스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제목을 뽑으라는 게 아니다. 기사 알맹이를 잘 담고 있으면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문이 필요하다. 콘텐츠 플랫폼이 수도 없이 많아지는 이 시대에, 학보사는 교내 구성원의 시선을 끌도록 더 고민해야 한다. 사진과 지면 배치 역시 이 관점에서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고대신문을 읽고에는 과거와는 다른, 다채로운 조언이 실리길 기대해본다.

박지환 서울신문 사진기자

  - 고대신문 사진에서는 사진만 봐서는 무슨 내용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진을 기사의 뒷받침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 같다. 아무리 텍스트의 내용이 중요해도 그림이 나오지 않는 기사가 있고, ‘그림이 좋아도 그것이 담는 내용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고대신문은 전자에만 강조점을 두는 것 같다. 현 구조에서는 그림이 좋고 나쁜 걸 판단하지 않고, 뉴스의 경중으로만 사진을 넣는 것 같아 아쉽다. 사람들은 결국 그림을 제일 먼저 본다. 독자들을 유인할 만한 사진이 없다면, 지면이 아깝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조재석 서울경제 디센터 기자

  - 제목을 달기 어려운 이유는 기사 자체의 주제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거나, 기사 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기사의 주제와 내용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이는 부장도, 국장도 아닌 작성자인 기자다. 따라서 기사 제목을 정할 때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중요한 건 공부와 훈련이다. 방학 등 여유가 있는 기간을 활용해서, 잘 짜인 일간지 제목들이 구성된 방식을 유형화하는 스터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2년 전, 고대신문 편집국장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지면 배치다. 부서나 기획의 정체성을 담은 배너를 활용하거나 여백을 많이 활용했던 것 같다. 면을 꽉꽉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면 좋겠다. 또 지면 배치는 시각적인 부분이기에, 이미지 감각이 있는 웹진 부서 등에서 적극적으로 면 구성에 참여하면 조금 더 좋은 지면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 전남혁 시사부장 mike@

도움공과대 산업경영공학부 데이터사이언스 및 비즈니스 어낼리틱스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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