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총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길음초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소파 방정환의 뜻을 기렸다.

  ‘중절모를 쓴 친근한 아저씨로 기억되는 소파 방정환. 그는 1918년 보성전문학교에 입학해 재학 중 본교의 첫 연극 <동원령>을 상연하고 청년 문예지, 잡지, 월간 어린이를 창간한 예술, 문학가이자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민족 운동가였다. 학위를 마치진 못했지만 1999년 본교는 방정환의 헌신과 봉사를 높이 평가해 명예학사를 수여했다.

  방정환의 업적을 알리고 어린이를 진정으로 사랑한 그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소파 선생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7일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방정환 기념사업 준비단 및 고려대 극예술연구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소파 방정환의 탄생일인 만큼 길음초 6학년 학생들의 생일축하 노래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기념식이 시작됐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정진택 총장은 소파 방정환은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색동회를 창립해 어린이를 위한 진정한 운동을 했다앞으로도 본교는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에 박애를 더해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를 사랑한 마음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전했다. 축사가 끝나고 소파 방정환의 일생을 담은 영상과 함께 길음초 어린이 합창단의 장미 세레모니와 축가가 이어졌다.

  축하 공연이 끝난 후에는 기념 세미나가 진행됐다. 발표를 맡은 최동호(문과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소파 방정환을 단순히 아동문학가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정환 선생은 동학의 인내천 사상에서 우러나온 민족 운동가라며 동시에 세계아동 예술전람회를 개최하고 대구에서 이인성 화가를 발굴해낸 예술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순서로 방정환의 업적을 참가자들이 해석해보는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고대연극 100년사 양윤석 집필위원은 방정환이 <동원령>을 상연하고 1921년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한 것을 예시로 들며 극작가, 연출가, 배우로서의 방정환을 소개했다. 본교에서 아동청소년문학의 이해교양 수업을 맡고 있는 장수경(목원대·교양교육원) 강사는 방정환 선생의 뛰어난 작품들은 아직 번역조차 돼있지 않아 세계적으로 알리기 어려운 상태라며 세계적으로 한국문학을 알리는 데 아동문학도 한 분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소파 방정환을 다시금 회고했다. 원로 아동문학가 조대현(·81) 씨는 대학 캠퍼스에서 청아한 어린이들의 노래를 듣는 건 처음인 듯하다아동문학을 창작할 때 단순히 재미있게 쓰기보다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작품을 써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정환이 창립한 어린이문화운동단체 색동회의 회원인 김영선(·59) 씨는 행사 진행이 매끄러웠으며 각계의 분들이 많이 와서 소파 방정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준비 중인 색동회 창립 100주년 행사에도 많이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 기자 sally@

사진배수빈 기자 sub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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