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가 존경하는 지도교수님은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끊임없이 하신다.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고맙다고 하신다. 전화 한 통화에도 고맙습니다”. 간단한 이메일에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답장이 온다. 너무나 저명하시고 학식도 높으시고 지체도 높으신 분임에도 말이다. 벌써 모신지가 25년이 되었지만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으시다. 마음속 깊이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심에 틀림이 없다. 참으로 인품이 훌륭하시어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나는 자주 이야기한다. “도움을 받았거나 고마운 마음이 들 때에 그것을 잘 표현해서 상대방이 알도록 해야 한다. 혼자의 마음에만 그런 감사의 마음을 가두어두어서는 상대방이 알 수 없으니, 어떤 방법을 통해서건 감사의 뜻은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부를 하다가 동료나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답을 구한다. 이메일 질문에 대하여 누군가에게서 답을 받았다면, 반드시 거기에 고맙다는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이메일 소통을 마쳐야한다.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답을 구했다면 거기에서 그치고 더 이상 고맙다는 답글을 보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애써 답을 주신 상대방에 대한 결례이다. 이렇게 해서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퇴임에 임박하여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매일 저는 여러분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고 하였다. 임기 중 높은 인기를 누렸던 그 비결은 이런 고마워하는 마음에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주위의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니 주위의 사람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고 한다면 어찌 살아갈 것인가? 주위에 한 사람이라도 같이 있으니까 집단이 되고 사회가 구성된다. 남이 없다면 당장 의식주부터가 해결되지 않고 나는 이 땅에 생존할 수 없다. 현재 나의 옆에 앉아서 같이 공부하면서 한 반(클라스)을 만들어준 동료 학생도 고맙다. 그가 없었다면 수업이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고마운 것은 교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 없다면 수업을 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주위에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해도 부족하다.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표현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감사하고 고마움을 가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 주위의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마음을 마음속 깊이에서부터 가지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오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은 주위의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자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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