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 100쇄 돌파를 앞둔 베스트셀러.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이다. 책의 인기는 간결한 디자인과 함께 간단함, 병맛, 솔직함90년생의 특징으로 내세운 눈에 띄는 표지와 요즘 시대의 요즘 세대를 겨냥한 흥미로운 세대 담론 때문만은 아니다. 여느 베스트셀러가 그렇듯, 책 자체로 소비된다기보다 사회적 이슈로 소비된 것 또한 한몫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해가 유행의 영역을 넘어, ‘상식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버린 것이다.

  사실 책 자체는 일반화의 오류투성이다. 물론 어느 세대 담론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한계임을 잘 안다. 같은 연대, 심지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도,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천태만상을 보이는 게 인간이지 않은가. 물론 경향성이라는 관점에서 고개를 끄덕일만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탁월한 통찰로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 같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매년 출판되는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처럼 면밀한 분석과 예측이라 보기도 힘들다. 심지어 90년대생만의 세대적 특징인지 혹은 단순히 기술적, 문화적 변화로 인한 시대적 현상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분석의 깊이에는 의구심이 든다.

  의외인 건 대부분의 90년대생은 책에 호의적이었다. 오히려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왜일까? 작가는 끝맺음에서 얘기한다. “이 책의 모든 대안이 그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관심이 없이는 무의미하다.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없다.” “나아가 이 책을 시작으로 현 세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시작되기를, 그리고 90년대생들도 다음 세대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소외감을 느끼는 청년세대에 대한 따뜻한 관심. 기성세대보다 90년대생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책을 90년대생에게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찰을 위해 책을 읽기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누군가는 당신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권하고 싶다.

 

김영기(보과대 보건정책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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