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의 화정체육관 지하는 열정으로 가득하다. 실내 클라이밍 동아리 올클(회장=옥호광)’의 부원들이 중간고사 직후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였다. “시험 기간이 끝나자마자 화정체육관을 찾았어요.” 이진규(경영대 경영14) 씨가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며 말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운동에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부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팔도 펴주고 다리도 왼쪽 오른쪽 구부려 보세요. 쭉쭉 당겨요. 이쪽 팔도 반대 팔도. 온몸의 근육들을 다 풀어줘야 다음날 안 아파요.” 클라이밍을 하면서 다치지 않기 위해 등반에 나서기 전 부원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푼다. 팔과 다리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인 만큼 스트레칭은 필수다. “몸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스트레칭이 빠질 수 없는 이유죠.” 옥호광(문스대 국제스포츠19) 회장이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최준영(공과대 기계13) 부회장도 웃으며 옥 회장의 말에 동조했다. “스트레칭을 제대로 안 하면 내일 팔다리 제대로 못 쓸 수 있어요. 제대로 해야 해요.” 부원들이 부회장 말에 따라 굳어있던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스트레칭 다음은 초크다. 초크는 암벽등반을 할 때 손을 건조하게 유지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탄산마그네슘 분말이다. “초크를 바르지 않으면 홀드(클라이밍에서 암벽을 올라갈 때 손으로 잡거나 발로 디딜 수 있는 곳)를 잡을 때 미끄러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손이 다 찢어질 위험이 있어요.” 부원들은 손이 하얗게 될 때까지 초크를 발랐다. “. 이거 쓰면 진짜 안 떨어지는 거 맞아요?” 새로 들어온 부원은 하얗게 된 손이 신기한 듯 자신의 손을 쳐다보며, 긴장된 기색을 보인다.

  “클라이밍슈즈는 발 사이즈보다 한 치수 작게 신어야 해요. 그래야 발이 잘 안 빠지거든요. 처음 신으면 발이 아플 거예요.” 부원들은 익숙한 듯 클라이밍슈즈에 발을 구겨 넣고 클라이밍 준비를 마쳤다. 이제 올라갈 차례다.

 

삼각형만 기억하세요!”

  볼더링을 처음으로 클라이밍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 보시면 표시 보이죠? 아무 홀드나 잡고 발을 올리면 안 되고 같은 표시가 있는 홀드만 밟고 잡으며 올라가는 것이 볼더링의 규칙입니다.” “저도 한번 해 볼래요!” 열정이 가득한 서문기(간호대 간호13) 씨가 손에 다시 초크를 묻히며 홀드에 발을 올렸다.

  “몸을 일자로 하지 말고 삼각형으로 만드셔야 힘이 덜 들어가고 좀 더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벽에 최대한 밀착하고 오른손 먼저 내미세요. 그다음은 왼발, 이쪽으로 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클라이밍에 익숙하지 않은 부원들을 위해 홀드에 레이저를 쏴주며 서로 쉬운 길을 찾아준다. 손에 힘이 빠져 떨어지는 부원도 있다. 바닥에 푹신한 매트가 있고, 볼더링 때는 높이 올라가지도 않아 크게 다칠 염려는 없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홀드를 최선을 다해 잡았는데 어렵네요. 보기에는 쉬워 보였는데.” 신입부원이 아쉬워하자 다른 부원들이 격려했다. “익숙하지 않으면 많이 떨어져. 나도 처음 할 때 힘들었어.”

  신입부원은 손에 다시 초크를 묻히며 이번에는 떨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삼각형. 몸을 삼각형 모양으로.” 옆에서 옥호광 회장이 신입부원을 돕는다. “맞아요. 그렇게 하면 돼요.” 다른 부원들과 회장의 도움으로 초심자의 클라이밍 실력이 전보다 조금 더 나아져 간다.

  볼더링 다음은 지구력 훈련이다. “클라이밍을 처음 해 본 사람들에겐 지구력 훈련을 제일 추천해요. 근지구력을 키워야 클라이밍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옥호광 회장이 설명했다. 발을 올릴 수 있는 홀드에 제한이 있는 볼더링과 달리 지구력 훈련 때는 아무 홀드에 발을 자유롭게 올려도 된다. 옥호광 회장이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해 보는 것이 더 좋다며 부원들이 지구력 훈련을 직접 해보기를 권장했다. “머리로는 분명 몸을 삼각형으로 만들고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 돼요.” 새로 들어온 부원이 한숨을 쉬며 아쉬운 듯 말했다. “클라이밍이 위로 올라가기만 하는 거라고 많이들 알더라고요. 이렇게 옆으로 갈 수도 있어요.” 최준영 부회장이 벽에 달라붙어 움직이며 설명했다.

  마지막은 스피드. 누가 가장 빨리 올라가는지 시합하는 것이다. 두 선수가 똑같이 세팅된 벽을 각각 타고 누가 더 이른 시간 안에 완등하는지 겨룬다. “스피드는 지금까지 해온 훈련과 다르게 로프를 차야 해요.” 최준영 부회장이 로프 묶는 법을 알려줬다. “이렇게 숫자 ‘8’ 모양이 되도록 묶으면 돼요.” 스피드 준비를 끝낸 부원들은 빠르지만 안전하게 한 발 한 발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간다. 높은 곳까지 올라간 부원은 천장에 손을 치며 올라왔다는 표시를 남기고 하강을 외치며 내려간다. 밑에 있는 부원이 로프를 잡아주며 제동을 걸어준다. 팀워크가 최고의 안전장치다.

  올클은 격주 목, 금요일마다 만나 클라이밍 연습을 진행한다.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암벽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어 모든 부원이 부담 없이 연습에 참여한다. “이번 주는 시험이 끝난 지 며칠 안 지나 부원들이 많이 못 와서 아쉽네요. 그래도 여기 모인 사람들끼리 이렇게 클라이밍을 하니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 같아요.” 옥호광 회장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인다.

  실내 클라이밍을 경험하고 싶지만, 동아리 회원이 아닌 학생들은 체험의 날을 통해 실내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다. 체험의 날에는 처음 온 학생을 위해 기본적인 실내 클라이밍 방법을 알려주고, 운동 시 필요한 장비를 빌려준다. “영화 엑시트 덕분에 예전보다 사람들이 클라이밍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아요. 어떤 경로든 상관없으니 많은 사람이 체험의 날에 오셔서 클라이밍의 매력에 같이 빠졌으면 좋겠어요. 한번 해보면, 헤어나올 수 없을 거예요.”

 

이규연 기자 yeon@

사진제공옥호광 올클 회장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