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나 봐라는 말로 지금의 기분을 둘러대고 싶지만, 어느새 쌀쌀해진 날씨에 우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SNS는 화려한 일상을 자랑하는 사진으로 가득하고, 방구석 침대에 누워 그 소식들을 보다 보면 집을 벗어나 바쁜 약속으로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픈 마음이 솟아난다. 곧 있으면 첫눈이 내린다는데, 올해의 첫눈은 누구와 어디서 맞게 될지 궁금하기도 설레기도 한다. 다이나믹 듀오와 박정현의 목소리로 4분이 꽉 채워져 있는 싱숭생숭은 연말의 따듯한 분위기와 제목처럼 들뜬 싱숭생숭한분위기로 꽉 채워져 있다.

 ‘기다린 적도 없었는데 막상 떨어지니 좀 설레여요 괜히 반 가워라는 가사는 첫눈에도, 급하게 잡힌 약속에도 모두 해당하는 듯싶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첫눈이 반가운 것처럼, 오랜만에 마주하는 친구 역시 설렘을 가져다준다. 약속을 잡고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는 동안 한 해가 또 끝나간다는 울적한 기분은 금세 설렘으로 바뀌고, 수다를 떨며 회상에 빠지다 보면 어느샌가 다음 해가 다가와 있을 거다.

  약속 없이 혼자 보내는 연말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한테 뭐해?’ 하는 연락 한 번쯤은 건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혹시 알까, 돌아온 밝은 대답이 잊고 있었던 인연을 이어줄지.

최은영 기자 emil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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