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검색어는 단순히 기계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배열되는 순위표이지만, 최근 원래의 역할을 넘어 강력한 광고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실검의 광고판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상업적인 광고판과 사회·정치적인 광고판이다.

  첫째, 실시간 검색어는 상업적인 광고판이다. 최근 번인 걱정 제로 QLED TV’ ‘뮬라웨어 만 원의 행복등의 광고문구를 실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TOSS’의 이벤트 때문에 실검에 등장했다. 퀴즈를 맞히고 당첨금을 받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동일한 키워드를 검색한 것이다. 문제 하단의 힌트 : OOO을 검색하세요라는 문구는 특정 문장의 검색을 유도한다. 이와 유사하게, 키워드를 넘어 광고문구 자체를 실검에 올리는 상업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메인 가장 중심에 광고문구를 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명석한 광고 수단이다.

  둘째, 실검은 사회·정치 이슈의 광고판이다. 네이버 메인 화면을 켠 이용자는 실검 1위에 올라있는 키워드를 보고, ‘지금 이게 가장 중요한 사회 이슈인가 보다하고 생각하게 된다. 기사나 신문을 따로 찾아보지 않는 사람들은 실검을 유일한 수단으로 해 사회와 정치를 접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는 부작용의 우려도 있다. 순위가 매겨져 있는 모양새 때문에 검색어 순위가 높을수록 정치·사회 이슈의 다수의견을 나타내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순간적으로 동일한 키워드를 검색해 실검을 합법적으로 조작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실검은 한 집단이 정치·사회 관련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검이 특정 광고문구나 정치·사회적 메시지로만 뒤덮인다면, 실검의 존치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상품이든 가치관이든 광고료 없이 광고할 수 있다면, 너도나도 합법적인 조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압도적 1위 의견이라는 탈을 쓰고 자신이 원하는 말을 세상에 떨칠 수 있는, 입신양명의 절호의 기회가 될 테니 말이다.

권병유(문과대 불문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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