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홍콩 민주화의 상징 '레넌 월'이 마련됐다. 학생들이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여 레넌 월이 가득 찼다.
서울대에 홍콩 민주화의 상징 '레넌 월'이 마련됐다. 학생들이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여 레넌 월이 가득 찼다.

 홍콩 시위 지지 정서가 본교를 비롯한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대학가 전반에 퍼지고 있다.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홍콩인 유학생 A 씨는 홍콩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1980년대에 비슷한 시련을 겪은 한국인들의 지지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자보를 연달아 붙이는 대자보 전이 대표적인 홍콩시위 지지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로 학생들 간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1. 10일 연세대에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자보를 게시한 오제하(연세대 사회13) 씨는 민주화에 대한 홍콩 사람들의 투쟁 대의는 분명하다고 생각했기에 도움이 되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교내에 ‘LIBERATE HONG KONG’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1024일 오후 7시경 현수막 4, 1112일 정오경에 현수막 1개가 설치됐다. 하지만 모두 중국인 유학생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철거당했다. 12일엔 중국인 유학생들이 현수막을 훼손하려는 것을 게시자들이 목격해 이를 영상으로 녹화하고 저지하려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2. 서울대에는 레넌 월이 설치됐다. ‘레넌 월은 프라하의 봄 당시 체코 사람들이 반전 운동을 전개한 가수 존 레넌을 기리고 자유 정신을 새기고자 만든 벽이다. 2014년 우산혁명 당시 홍콩 사람들이 레넌 월을 만들고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이며 현재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레넌 월을 게시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대표 박도형(서울대 지구과학교육18) 씨는 생각보다 포스트잇이 많이 붙는 등 다수의 학생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줬다고 했다. 11일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침묵 행진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3. 13일 한양대에선 마찰이 있었다. 오후 1시경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측에서 홍콩시위 지지 캠페인을 시작하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포스터를 뜯으려고 해 이를 학생들이 저지하는 일이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자보에 조롱성 포스트잇을 붙였고, 양측 간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지문(한양대 사학15) 씨는 공격적인 반응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중한다는 것을 중국인 유학생들이 깨달았는지 우리 대자보에 대한 비판 대자보를 게시하고 나서 충돌이 끝났다고 전했다.

 

#4 한국외대에는 14홍콩항쟁 지지 대자보 훼손을 중단하라는 골자의 게시물이 걸렸다. ‘ONE CHINA’홍콩 폭동 행위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사진과 조롱 섞인 글이 홍콩시위 지지 게시물을 덮었기 때문이다. 훼손 중단 요구 대자보를 게시한 노동자연대 한국외대모임 측은 토론과 논쟁 등 건강한 방식을 취하는 대신 대자보를 망가뜨리는 건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글 | 맹근영·신혜빈 기자 press@

사진제공 | 권민찬(서울대 원자핵공학과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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