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한러관계’를 주제로 한 민경현(문과대 사학과) 교수의 강연이 11월 13일 법학관 신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은 ‘이웃 국가의 이해와 선린관계’를 다룬 자유전공학부 특강 3부작의 마지막으로 6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김일성은 어떻게 소련의 선택을 받았을까’란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강연은 흘러갔다. 민경현 교수는 통념과 달리 광복 직후 소련이 북한의 지도자로 선택한 인물은 김일성이 아닌 조만식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련군은 1945년 10월 북한 최초의 중앙 권력기관인 ‘북조선 행정 10국’을 설립했다”며 “설립 당시 대표는 김일성이 아닌 조만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12월 모스크바 회의에서 상황이 바뀌었다. 민경현 교수는 “조만식은 모스크바 회의 이후 소련 측의 입장과 대척점에 서게 됐다”며 “모스크바 3상 회의 이후 소련은 이미 분단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만식 이후 대체자로 꼽혔던 김일성과 박헌영의 운명은 1946년에 갈렸다. 그는 “1946년 7월 박헌영과 김일성이 스탈린을 만난 자리에서 스탈린은 공산당에 속해 있던 다른 당과 합당해 노동당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합당을 끝내고 북조선노동당을 창당하는 데 한 달이 걸렸지만, 박헌영은 석 달이 걸렸다. 남조선노동당이 창당됐을 때는 이미 북조선노동당의 지도를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한다.
이번 특강 3부작을 기획한 정형렬 자유전공학부 행정실 과장은 “학생들이 이웃 국가와 한국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넓은 안목을 얻기를 바랐다”며 “학생들이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보성 기자 greent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