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유튜브로 만나보던 기자들, 어떻게 일하고 계십니까
유튜브로 만나보던 기자들, 어떻게 일하고 계십니까
  • 박성수 기자
  • 승인 2019.12.0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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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앤드마이크’ 취재 관찰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펜앤드마이크 기자가 시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메인 스튜디오에서 저녁 뉴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람들이 모인다.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도 하나둘 찾아온다. 카메라로 사람들을 비추고, 인터뷰하고, 리포트를 한다. 이 광경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지난 27일과 28, ‘펜앤드마이크기자들과 동행해 바라본 청와대 사랑채 앞의 모습이었다. 취재하는 방식은 기존 언론과 비슷했지만, 휴대전화로 생중계를 한다는 점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1129일 기준으로 구독자 62만 명을 넘긴 유튜브 채널 펜앤드마이크의 취재과정과 구성원들을 관찰한 결과다.

 

유튜브를 통해 전달하는 실시간 뉴스

  1128일 오후 4시 반, ‘펜앤드마이크사무실엔 적막이 흘렀다. 오후 4시부터는 큐시트 구성과 기사 작성 및 오디오 녹음을 마무리해야 하는 PD들과 기자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저녁 메인 뉴스가 매주 평일 오후 6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오후 540분이 되자 김종형 기자가 동료기자와 함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농성이 진행됐던 청와대 사랑채로 향한다. 두 기자는 오늘 실시간 청와대 단식현장 보도를 맡았다. 8일째 단식 중이던 황 대표가 어제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현장은 동조단식에 돌입한 정미경 최고위원과 신보라 최고위원이 지키고 있었다.

  “힘내세요! 황대표님!” 폴리스라인 오른쪽을 메운 황 대표 지지자들의 목소리다. 전날에 비하면 시민도, 기자도, 경찰도 줄어 휑한 현장에 은은한 찬송가와 함께 우렁찬 구호가 울려 퍼진다. 자유한국당 천막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당 관계자들이 기자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김종형 기자가 가까스로 농성현장에 입장할 수 있었지만, 당원들의 인터뷰까지 허락받진 못했다. 그 사이 동료기자는 실시간 인터뷰를 진행할 동조단식 중인 시민 4명을 섭외했다.

  인터뷰이 섭외도 완료했으니 중요한 건 동선이다. “폴리스라인 앞에서 시작해서 시민들한테로 가시죠.” 김종형 기자가 제안한다. 동조단식 중인 시민들 주위로 사람들과 개인 유튜버들이 빼곡하게 몰려있다. 여러 유튜버 사이를 뚫고 시민들에게 향하는 동선을 짜야 한다. 김 기자는 현장에서 취재하다 보면 많은 유튜버와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개인 유튜버들이 현장에 많이 와요. 그러다 보니 서로 돕기도 하고 때로는 싸울 때도 있어요.”

 

펜도 들고, 마이크도 드는 기자들

  ‘펜앤드마이크는 말 그대로 펜과 마이크를 함께 든다는 의미다. 보통은 글기자와 방송기자가 나뉘어져 있는데, 기자 수가 적다보니 둘 다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영세한 규모로 인해 카메라맨이나 현장에서 업무를 관리할 PD 없이, 기자들이 직접 방송 현장을 채우는 일도 많다. 오늘의 PD이자 카메라맨은 김종형 기자다. 아직 카메라 조작에 미숙한 동료 기자는 리포팅을 맡기로 했다. 리포팅을 맡는 기자가 미리 대본을 준비하지는 않는 편이다. “써놔 봐야 현장감이 더 없어져요. 저희가 프롬프트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생각한 멘트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2분 전입니다.” 김종형 기자의 알림이다.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고, 동료기자가 40분 동안의 현장 취재를 통해 머릿속으로 준비한 문장을 읊으며 목을 가다듬는다. “저는 현재 청와대 사랑채 앞에 나와 있습니다.” 오후 7시가 다 돼가는 시각, 드디어 현장 보도가 시작됐다. 황 대표를 이어 최고위원 2명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는 사실, 현장 주변에서는 시민들의 동조단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한다면 이러한 움직임에 응답해주기 바라겠습니다.” 클로징 멘트와 함께 실시간 라이브 화면이 스튜디오로 넘어가면 한숨 돌릴 수 있다. 그래도 취재가 끝난 건 아니다. “리포팅이 끝나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9시 반까지 현장에 대기해야 합니다.” 동료기자가 설명한다.

  교육, 노동, 환경 등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종형 기자는 타 언론사 기자로 근무했었다. 김 기자는 정규재 주필의 유튜브를 보고 펜앤드마이크에 입사하기로 결심했다. “취재 과정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진 기존 언론과는 보도 방향이 좀 다르긴 합니다.” 촬영, 장비 관리, CP 업무 등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송창승 PD10년 동안 기자 생활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생소했어요. 보기만 했지, 제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했거든요. 실제로 겪어 보니 1인 미디어와 다르게 기업형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이라 크게 이질감은 없었습니다.”

 

자유로운 형식이 강점, 인력부족 겪기도

  펜앤드마이크가 누리는 이점과 그들이 가지는 고민은 무엇일까. 우선, 20명 이상의 인력을 가진 펜앤드마이크는 1인 미디어에 비해 정보성이 깊다. 기존 미디어에 비해서도 필요할 때 언제든 실시간 보도를 할 수 있고 보도 길이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편집국 양연희 차장도 이 점을 강조한다. “지상파 같은 경우에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야 하지만, 저희는 유튜브 매체라서 편성표가 없습니다. 지루할 수는 있지만, 한 사안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는 방식을 지향하죠.”

  하지만, 우파 뉴스라는 이미지가 젊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도 정규재 주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저희의 주 타겟층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경험한 사람들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봐주기는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아요.” 송창승 PD는 우파 유튜브 뉴스의 이미지가 왜곡됐다고 말했다. “‘우파=옳지 않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현안에 대한 잘못된 점을 비판할 뿐입니다.”

  정치사회를 넘어 광범위한 분야로 나아가고 싶지만, 인력 부족으로 다양한 기사를 담지 못하는 것은 정 주필의 고민이다. “저희 인력이 적기 때문에, 취재망이 제한돼 있습니다. 종합지처럼 문화, 경제, 산업 등의 다양한 분야를 제대로 다루려면 적어도 200명은 필요합니다. 현재는 24명으로 하드워킹하는 형태죠.”

  현재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통해 뉴스를 송출하고 있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른 동영상 플랫폼이 뜬다면 유튜브로부터 독립할 수도 있다. “펜앤드마이크라는 언론 매체는 웹페이지와 유튜브라는 채널을 갖고 있는 형태죠. 지금은 구글에 신세를 지고 있지만, 기업이 주인이 되는 형태를 벗어난 플랫폼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성수 기자 park@

사진두경빈 기자 hayab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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