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박철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천 년 후 열어볼 타임캡슐을 제작했다.

 

다양한 목소리가 미래를 향해 던져졌다.

그중에서도 노숙자 맥 그레인이 던진 한마디는 이거였다.

 

얘들아, 너희도 사랑을 하니

너희도 누군가가 그립고 마음이 아프니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가진 한 가지 감정을 꼽으라면, 나는 감히 그리움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자 사람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인간의 기준은 언제나 과거에 있기에 우리의 그리움 또한 거스를 수 없는 인세의 법칙이어서, 오늘의 나 또한 이렇게 그리움을 써 내려간다. 덧없는 시간의 세례 속에서도 우리의 조상들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돌담을 쌓았고 우리는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아무개와 그 길을 걷는다.

이 시에서는 노숙자미래를 향해 그리움을 묻는다. 말 한 마디 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하는 외로운 그가, 오늘과 내일이 그저 같은 하루일지도 모르는 그가, 너희사랑을 하냐며, 누군가가 그리우냐고 물었다. 만약 천 년 후 내가 그의 타임캡슐을 열었더라면 나는 경복궁의 돌담길을 회상하며 그립다고 대답하고 싶다.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한켠 달래주고 싶은 동정의 마음으로, 그리고 공감의 마음으로. 푸르고 무한한 하늘이 붉게 물드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를 그토록 그리워할 것이다.

 

제갈예나(경영대 경영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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