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현금 급여, 자치와 다양성에 주목해야
[시론] 현금 급여, 자치와 다양성에 주목해야
  • 고대신문
  • 승인 2020.01.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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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
김이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

 현금성 복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에 대한 논의는 주로 일부 기초자치단체장과 보수적인 언론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뉘앙스와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른바 돈다발 복지현금살포식 복지등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현금성 복지 논의는 그렇게 단순하게 논의될 수 없다. 우선 현금성복지의 개념에 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지학계에서는 현금성복지라는 용어보다 현금급여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그 외 급여로는 서비스를 포함한 현물급여 혹은 현금과 현물의 특성을 혼합한 바우처 등으로 구분된다. 수요자의 욕구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으로 여러 급여 형태 중에서 선택되는 것이다.

 문제는 왜 다른 급여보다 현금급여가 주목되는가 이다. 이는 급여의 특성과 관련된다. 현금급여의 목적은 상당부분 소득보장으로, 현금이기 때문에 융통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현금이라는 점 때문에 대중적 지지에 부합하는 성격을 가진다. 이른바 포퓰리즘적 성격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하게 미시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되고 거시적인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내에서 복지지출 수준이 가장 낮고, 노인빈곤율은 가장 높게 나타나는 나라이다. 또한 현금성복지 수준도 다른 나라 평균인 60%보다 낮은 42% 수준이다. 윤성원 외(2019)의 연구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현금과 현물의 비율이 1:16.72 수준으로 즉, 현물서비스의 비중이 94.4% 수준으로 현금성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적다. 현금성복지의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고, 어떻게 보면 향후에 더 확대할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현금성복지가 주목을 받을까? 우선 일부 기초자치단체장의 입장에선 지자체의 재정적 여건은 좋지 않은데 재정적 여건이 좋은 지자체가 적극적인 현금성복지를 하게 되면서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초자치단체의 현실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지방재정을 분석해보면, 중앙정부나 광역정부가 시행하는 사업에 의무적으로 지출되는 사업비를 제외한 순수 비율은 대략 7% 수준이다. 즉 지방재정이 100원이라면 그 중에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돈은 대략 7원 정도이다. 이를 지역으로 세분화해보면 광역시도의 자치구의 평균 지출 수준은 2% 수준으로 극단적으로 낮다. 자치단체이지만 복지에서는 자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 본질은 사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광역과 기초)간의 복지재정에 대한 역할이 극단적으로 왜곡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현금성복지는 그 2%의 수준 중에 극히 일부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야기일 뿐이다.

 두 번째는 자치라는 제도와 관련된다. 기본적으로 자치는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행하는 것으로 자치정부가 지역특성에 부합하도록 선택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위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현금성복지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혹 스스로 자문해보라. 지역특성에 따라 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다양성으로 받아드리는가? 아니면 지역 간 차별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기는가?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최저기준(national minimum)은 중앙정부 책임이 맞다. 그런데 그 외의 서비스 마저도 전국이 일괄적이라면 자치는 필요 없게 된다. 현금성 복지는 포퓰리즘이기에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그렇다. 대부분의 정치제도는 국민의 이익에 기여하고자 하고, 정치인의 공약은 유권자의 이익을 지향하는 게 보통이다. 포퓰리즘여서 안된다는 시각은 복지 자제를 비난하는 프레임과 연결돼 종국에는 복지축소와 연결되게 된다.

 물론 일부 효과성을 의심하게 되는 제도가 운영되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영역이던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전체를 재단하는 행위는 비합리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신규 현금급여 제도가 확대되는 시점이다. 한국의 낮은 복지수준은 사실 중앙정부의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이리저리 재고 있을 때, 지자체에서 과감하게 복지실험을 시도하면서 전국적인 복지수준을 끌어올린 것이 지난 10여 년간이다. 그리고 이 기간이 한국 복지확장의 역사였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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