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 12:02 (목)
제113회 학위수여사
제113회 학위수여사
  • 고대신문
  • 승인 2020.02.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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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크고 작은 난관을 이겨내고 마침내 영예로운 고려대학교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학교도 개교 이래 113번째로 자랑스러운 졸업생을 배출하는 뜻깊은 해를 맞았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소정의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캠퍼스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학문과 지식은 물론, 앞으로 인생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혜를 체득하였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이 앞으로 여러분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생활을 하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사회는 만인 대 만인의 전쟁터라고 하지만 저는 여러분이 살아갈 사회는 커다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졸업과 동시에 첫 발을 디디게 되는 사회는 여러분이 그 동안 갈고 닦은 역량을 발휘하는 무대이면서, 강의실과 교과서에서 접하지 못한 복합적인 상황과 문제가 기다리고 있는 거친 벌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현장의 문제를 직접 부딪쳐서 해결해 가고 때론 실패하면서 여러분은 또 다른 지혜와 역량을 갖추는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는 더 넓은 캠퍼스입니다. 살아 숨쉬는 캠퍼스에서 끊임없이 사유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새롭게 배우고 도전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민족의 독립과 정신개조 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더 큰 공부에 뜻을 두고 1902, 졸업생 여러분과 비슷한 나이인 24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배를 타고 떠난 유학에서 망망대해에 우뚝 솟은 하와이 섬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자신의 호를 도산(島山)이라고 지으셨다고 합니다. 청년을 유난히 사랑하셨던 선생은 낙망(落望)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며 기울어 가는 나라를 걱정하셨습니다. 사회로 진출하는 여러분도 커다란 비전을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십시오. 107년 전 미국에서 흥사단을 설립한 도산 선생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더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품고 정진하는 高大人들을 보고 싶습니다.

  인권을 위해 싸우는 투사에서 용서와 화해의 정치인으로 변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느냐가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대학 졸업식에 초청된 연사들이 졸업생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표현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라입니다. 자신의 성공이나 안위가 아니라 인류와 세상에 대한 관심과 공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많은 사랑과 은혜를 받은 우리 고대생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촌 선생이 강조하신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정신입니다. 더 넓은 가슴과 열린 사고로 상대방을 이해하며 나 자신보다는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삶을 추구하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역사와 전통은 갈고 닦을 때 더 빛이 난다고 합니다. 115년 역사를 가진 고려대의 후학들에게는 그동안 선배들이 쌓아온 찬란한 업적을 계승하면서 진일보 시켜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예전에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통과하는 중입니다. 기존의 도덕과 가치관이 통째로 흔들리면서 도처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정치와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틀을 한꺼번에 바꾸는 인류 문명사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나라의 위기 때마다 우리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격변의 시기에 그 중심을 잡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여 인류사회의 새로운 등불을 밝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이것이야말로 고려대학교를 역사 발전의 주체로 가꾸어 온 선배의 은혜와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일 것입니다.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갑시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학위 취득을 축하하며, 이제 미지의 세계로 새롭게 출발하는 여러분의 앞날을 마음의 고향, 고려대는 더욱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이 세상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2

총장 정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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