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 없이 시작한 일이 가져온 예상 밖의 성과. 한 명이라도 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사이트가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의 인기를 얻었다. ‘코로나 알리미개발로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간 김준태, 박지환, 이인우, 최주원 씨가 하루아침에 경험한 일들이다.

  최근에는 마스크 판매처와 재고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도 개발했다. 망설임 없는 시작으로 세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네 명의 고대생을 만났다.

 

왼쪽부터 박지환(문과대 심리15) 씨, 최주원(디자인조형 18) 씨,
김준태(미디어학부 17학번) 교우, 이인우(문과대 중문12) 씨다.

  이들 모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으로 배운 건 아니다. 문과생이었고,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찾다 보니 코딩으로 눈길이 모였다.

최주원 | “저는 디자인이 전공인데, 디자인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코딩을 배우면 제가 원하는 완성품까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코딩을 시작했습니다.”

박지환 | “놀림 받는 이야기긴 한데, 저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이 있어요. 창업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생각입니다. 창업하려면 프로그래밍 정도는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코딩에 관심이 갔어요.”

  기초 없이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배워야했다. 이들 네 명은 코딩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대표=이두희)’에 들어가 실전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각자의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할 방법을 익혔다.

김준태 | “누구나 처음은 힘들죠. 그래도 주변에 같은 주제에 관심을 둔 사람들이 있어 버텼습니다. 팀원들이랑 밤새우면서 아이디어도 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로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도 했죠. 그런 경험 덕분에 코로나 알리미나 마스크 알리미도 주저 없이 만들 수 있었어요.”

이인우 | “프로그램은 코드 하나만 잘못 입력해도 작동을 안 해요. 근데 밤을 새우면서 작업하다 보니 애를 많이 먹었어요. 출시 이후에도 계속 모여서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어요.”

  그렇게 세상에 내놓은 코로나 알리미’. 반응은 뜨거웠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언론 인터뷰 요청도 끊이지 않았다. 사이트 접속자가 너무 많아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최주원 | 저는 반응이 이렇게 좋을지 모르고, 친구들이라도 쓰게 하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출시하고 나서 반응이 뜨거우니까 친구들은 진짜 네가 만들었냐고 묻더라고요. 부모님은 정말 뿌듯해하셨어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데이터를 처리하기 어려워지자, 코로나 알리미 서비스를 중단하고, 마스크 알리미를 새로 출시했다. 배달앱 요기요의 데이터를 재가공해서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업데이트를 거듭해 현재는 약국 등의 공적 판매처 판매 정보도 추가한 상태다.

김준태 | “처음 코로나 알리미를 런칭했을 때보다 상황이 많이 심각해져서,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고민했어요. 요즘 마스크가 꼭 필요하니까, 마스크 판매처와 재고 정보를 알려주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네 명 모두 다른 목적으로 프로그래밍에 발을 들였지만, 프로그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꿈은 같다. 주변인의 불편부터 사회문제까지 관찰하며 더 나은 세상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밤을 새우고 있다.

최주원 | 요즘 대학생들이 팀플 할 때 어려움이 많잖아요. ‘멋쟁이 사자처럼사람들과 함께 대학생 팀플을 위한 협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어요. 온라인 강의 기간이 끝나면 출시할 겁니다.”

이인우 | 어머니가 청각장애인이세요. 그래서 장애인들의 생활을 편리하도록 돕는 기술을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가 보이는 특수안경 같은 거요. 지금 수준으로는 어렵지만, 나중에 꼭 만들고 싶어요.”

 

글 | 조영윤 기자 dreamcity@

사진 | 양태은 기자 aur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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