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일부 환불 요구··· 법적 근거 미약
등록금 일부 환불 요구··· 법적 근거 미약
  • 맹근영 기자
  • 승인 2020.03.15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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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강의에 예산 더 들어 

학생 학습권 보장 조치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 대학이 개강을 연기했다. 개강 이후에도 당분간 온라인 수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13일 기준 74000명을 넘었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만큼의 질을 보장할 수 없고, 절대적인 수업시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학교에 등록금 환불을 강제할 근거가 없다.

 

  대학 측 "반환 실질적으로 힘들다

  학생들이 등록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는 수업의 질적 하락이다. 온라인 강의는 교수와 학생이 직접 소통하기 어려워 면대면 강의만큼의 수준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로 예체능, 이공계 대학이 입는 불편은 더 크다. ·체능, 이공계 대학의 실험·실습 수업은 과목 특성상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심영준(인천대 공연예술학19) 씨는 공연 같은 경우는 무대에 서서 연습해보는 게 중요하다실제로 연기를 배우는 것과 온라인 강의를 통해 배우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공동의장=임지혜전다현, 전대넷)227일부터 36일까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대학가 대책 관련 전국 대학생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478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개강 연기 및 온라인 수업 대체 과정에서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에 총 12604명이 응답했다.

'전대넷'이 11일 청와대 앞에서 수업질 담보를 위한 대책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대학 본부와 교육부 측은 현실적으로 등록금 일부 반환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서울권 대학교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면서 예산이 더 들어간다수업을 하든 안 하든 교원과 교직원 인건비는 유지해야 하기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마련된 정도는 대학별로 모두 다른데, 설비가 미비한 대학은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

 

  현행법상 등록금 감액 강제 못 해

  등록금 감액의 근거 규정으로는 교육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을 들 수 있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3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등록금의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도 천재지변으로 인정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위 조항이 등록금 감액을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게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엄선희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천재지변 등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견해 대립이 있을 수 있다위 조항은 임의규정이기에 이에 따라 등록금 감액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성미정 사무관도 등록금을 책정하고 인하하는 것은 학교장의 권한이기에 교육부가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행법상으로는 수업 시수가 줄었다고 등록금을 일부 반환받기도 어렵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 제5항에 따르면 학교의 수업을 전학기 또는 전월의 전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에는 해당 학기 또는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할 수 있다. 엄선희 변호사는 해당 조항에 따르면 등록금의 부분 환불은 월 단위로만 가능하다수업 일수가 한 달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현행법상으로는 등록금 감액을 강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영달 변호사도 방학 등을 이용하여 보강이 이루어진다면 특수한 사정으로 개강일이 늦어졌다고 감액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정 기간 학교시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등록금을 일부 환불받기도 어렵다. 시설 이용료는 등록금에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충정 나지원 변호사는 등록금의 항목 자체는 수업료 중심으로 편제돼 있다대학이 학생들에게 시설사용료를 징수한 것은 아니기에 일부 학교 시설의 이용이 제한된다고 해서 등록금을 반환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등록금 반환 요구가 커질 경우, 개별 학교와 학생의 합의로 풀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나지원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학생 측과 대학 측 모두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대학 내에서) 자율적인 문제해결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선희 변호사도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감액하거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보충수업을 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 맹근영 기자 mangrove@

사진 | 두경빈 기자 hayab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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