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하숙생에 집주인 난감

입주일 미루고 월세 감면도

 

  신진택(한국해양대 해양환경학18) 씨는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에 재학 중이다. 학교 근처 자취방에서 2년째 살았다. 이번에도 자취방 계약을 마쳤지만, 당분간 본가인 대전 집에 머물기로 했다. 감염예방 차원에서 이동을 자제하기 위해서다. 계약은 이미 치렀으니 월세는 그대로 빠져나간다. 신진택 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건 알지만, 개강 이후에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학교에 갈 이유가 없다. 2~3월엔 자취방에 간 적이 거의 없는데 40만 원이나 되는 비용이 들고 있다고 전했다.

  새내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구본규(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20) 씨의 본가도 대전이다. 역시 226일부터 입주하기로 학교 근처 자취방 계약을 마쳤지만, 개강이 연기되며 서울로 올라오지 않았다. 구본규 씨는 온라인 강의는 집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 오프라인 강의가 시작되는 3월 말에 서울에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낮 평소같으면 이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북적했을 고려대 인근 원룸촌이 한산했다.

 

  임대업자들도 상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예년보다 입주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임대업자들의 설명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하숙집의 경우는 더 난감하다. 안암동 근처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A 씨는 현재 방이 4개 정도 비었다원래 이 시기에는 방이 다 차는데, 지금은 방 알아본다는 연락도 잘 없고 계약을 마친 학생들도 대부분 하숙집에 입주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방 계약은 이미 끝냈어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세를 감면하거나 아예 입주일을 미뤄주는 집주인도 있다. 안암동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B 씨는 “2월 말 정도 들어오기로 한 학생들이 3월 말에 들어온다고 해서 그냥 3월분 월세를 안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입주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달라3월분 월세를 절반 정도 부치는 학부모도 있다면서도 월세를 안 내는 학부모들에게 항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숙업자 C 씨는 우리 하숙집도 방은 이미 다 찼는데 입주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월세를 10여만 원씩 깎아 준다고 말했다.

 

맹근영 기자 man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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