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못 나가니 집에서 화상 스터디

위험 무릅쓰고 학원 가기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을 삼가는 집순이·집돌이를 자처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사기업 취준생 전용현(정보대 컴퓨터13)씨는 최근 교내 열람실 몇몇 곳이 폐쇄돼 그냥 집에서 공부하는데, 집중이 어려워 목표 공부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 씨가 참여했던 스터디 모임은 오프라인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하나스퀘어 스터디룸에서 직무 관련 스터디를 했는데, 2월에 확진자가 급증하며 오프라인 모임을 미뤘다당분간은 오프라인 모임 없이 카톡으로 목표 공부량을 달성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빈(·24) 씨는 작년 여름 코스모스 졸업 이후 약 반년 동안 취업준비를 했다. 김 씨의 목표는 ‘2020년 기업 마케팅부서 취업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낮에는 강남역 취업 학원에서 자소서 수업과 인·적성 시험대비 수업을 듣고, 오후엔 스터디를 하고 늦은 밤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했어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며 김예빈 씨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집순이가 된 것이다. 2주 전부터 오프라인 스터디 대신 온라인 스터디를 시작했다.

 

최근 취업 학원을 그만둔 김예빈 씨(여·24)가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인·적성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오후 3, 김예빈 씨는 이현정(·24)씨와 페이스톡 영상 통화를 연결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이내 각자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스터디에서는 다른 지원자들 옆에서 문제를 푸니까 긴장감 있고 실제 시험장과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온라인은 그런 느낌이 덜해서 아쉬워요.”

  코로나에도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생활하는 취준생들도 있다. 9일 개강한 강남역 근처 해커스어학원은 공인 어학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수강생 이모(·26) 씨는 본격적으로 기업에 지원서를 내기 전에 어학성적을 꼭 높여야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학원에 등록하게 됐다미리 신청해 둔 토익 시험이 취소돼 다음 시험날까진 학원을 계속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원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보건당국의 지침을 준수했다. 해커스교육그룹 관계자는 학원 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했고, 열이 있는 인원과 마스크 미착용자는 학원 건물 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7일 노량진의 대형 고시학원에서 열린 공무원 시험 합격 전략설명회에는 학생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학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손 소독제를 뿌리고 강의실로 입장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김경연(·22) 씨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이제 입문하는 단계라 아는 정보가 거의 없다코로나 때문에 고민하긴 했지만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시험에 관한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취업을 목표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시험을 준비 중인 인모(·24) 씨는 오프라인 스터디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인 씨는 건강보험공단은 3월 초에 채용 모집을 하는데, 지금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스터디를 중단하면 감이 떨어질까 봐 시험을 볼 때까지 오프라인 스터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암동에서 기업 인·적성 스터디를 진행하는 최현웅(보과대 보건환경13) 씨 역시 상반기 채용이 대부분 미뤄지긴 했지만, 이 기회에 더 꼼꼼히 준비해 지원하고 싶어 오프라인 스터디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대신 스터디원들의 참여 여부는 자율에 맡겼다고 말했다.

 

김민주·신혜빈 기자 press@

사진김민주 기자 itz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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