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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세평] 코로나19 시대의 대학 공부
[탁류세평] 코로나19 시대의 대학 공부
  • 고대신문
  • 승인 2020.03.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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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훈 미디어학부 교수

 

  이른 아침 출근길에 대학의 문 닫힌 건물 앞에서 학생 두 명을 만났다. 학부 20학번 신입생이란. 대학 건물이 출입통제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것저것 궁금해서 그냥 한 번 와 봤다고 한다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입학식도 취소되고 교실 강의도 계속 늦춰지니 오죽 답답했을까. 바라보는 내 마음도 애잔했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불러온 파장은 이미 엄청나다. 앞으로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후대 역사가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시대를 구분할지도 모르겠다. 정치·경제·사회는 물론이고 일상의 사회적 관계와 개인 정체성에도 큰 변화가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격리의 경험이 누적되면, 일상적 삶의 폐쇄성이 높아질 것이다. 허리를 펴지 않고 자꾸 움츠러들면 개인의 창의성과 열정도 퇴보한다.

  어려운 시기이기에 더욱 대학에서의 공부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과거에 보지 못했고 풀어 보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열정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인류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이다. 그래서 의학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 의료 행정체계를 순조롭게 운영하기 위한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국민을 위한 맞춤형 메시지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다. 사용자 편의의 관점에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일에도 도전해야 한다. 모두 왕성한 문제의식과 열정으로 도전해야 할 문제들이다. 이를 위해 생물학, 조직행정, 미디어 기획, 물류 생산과 유통에 대한 기초 공부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건 필요에 따라 보완하면 된다. 문제 발견이 우선이다. 어렵지만 의미 있는 문제의 발견과 이에 대한 도전의 열정이 크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 공부는 훨씬 재미있어진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부 자세가 필요하다. 어려운 일에의 도전에 실패는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자기 회복력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씽킹을 훈련하는 스탠퍼드대학 디자인스쿨(d.school)실수는 없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단지 만드는 것만이 있다라고 자신을 독려한다. 도전이 없으면 실패도 없다. 문제해결 성공의 방정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탠퍼드 디자인스쿨은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그냥 그것을 계속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셋째, 사회를 바꾸는 공부가 필요하다. 기업은 안정적 수익 창출로 지속가능한 조직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추구 또한 중요하다. 대학 공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성장과 아울러 자신의 전공과 관심 분야에서 사회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끼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대학 공부의 사회적 가치다. 유튜버로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튜브로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끼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공지능 전문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지식으로 사회에 어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것인가는 더 중요하다. MIT 미디어랩 설립자인 제리 위스너(Jerry Wiesner)는 우리 일상을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고, 공정하고,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한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상을 이야기했다. 지난 30여 년간 MIT 미디어랩은 꾸준히 세상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

  역사 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가장 큰 변화와 혁신의 시기였다. 코로나19 시대, 대학에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통해 암울한 터널 끝의 한 줄기 빛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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