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접으며 방학의 막바지를 즐기던 중, 고교 동창의 문자 한 통을 받았다. ‘#4560으로 5, 문자 한 번만 보내줘.’

  지난 12, 성황리에 끝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 마지막 회차는 집계 시청률 35.7%로 종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생방송 문자투표 수는 770만 건을 돌파했다. 쇄도하는 문자에 생방송 중 집계가 불가능해 이틀 뒤에 추가 편성된 특별 생방송 역시 28%가 넘는 시청률로 국민적 관심을 입증했다. ‘트로트 프로그램, 그런 건 할아버지나 보는 거지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미스터트롯은 모든 연령대의 사랑을 받았다.

  전국적인 트로트 열풍은 이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년 TV조선에서 방영된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진을 차지한 송가인은 중장년층의 아이돌로 급부상했고, 유명 연예인인 유재석 역시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트로트가 어느새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근 트로트가 보여주는 행적은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넘어선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트로트는 올드하고 촌스러운 음악 장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고, 10대와 20대는 k-pop을 좋아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송가인, 임영웅, 유산슬의 트로트는 노년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미스트롯미스터트롯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서바이벌의 형식에 흥미로운 볼거리를 엮어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켰다. ‘놀면 뭐하니?-뽕포유는 유명 연예인을 신인 가수 유산슬로 재탄생시키며 친근감을 더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트로트는 세대 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문화를 소비할 때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그저 즐겁게 소비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지금의 트렌드다. 대중문화는 청년층의 문화, 장년층의 문화로 나눌 필요가 없다.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모두의 대중문화인 것이다.

 

최은영 사진부장 emil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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