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개강과 함께 2주 만에 개강호가 발행됐다. 산뜻하게 학기의 시작을 알려야할 개강호가 미뤄져 허무감이 맴돌았을 편집실이 그려진다. 하지만 허무한 마음을 취재 열정으로 채운 듯, 교정에 오지 못하는 고대인들이 궁금해했을 사항들로 꽉꽉 채운 개강호다.

  12면으로 나온 1893호는 코로나가 미치고 있는 여파를 고대인의 시선에서 잘 다뤄냈다. 20학번 신입생의 이야기뿐 아니라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는 교수들의 이야기, 매출 감소에 울상짓는 안암동 상권등 다양한 시각에서 최대한 담아냈다. 보도면은 여러모로 유익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학교당국의 대처뿐 아니라 취소된 새터로 발생한 위약금의 해결방안과 장애 학생들의 원활한 온라인 강의 수강을 위한 지원책 등,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하게 보도돼 인상 깊었다.

  대학·사회면의 주제 선정도 탁월했다고 본다. 코로나 여파와 연결되면서도, 현 시각 고대인을 포함한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특집면과 기획면도 참신한 기획이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 그리고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지루하지 않았다. 고려대에 포커스를 맞췄는데도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멘트로 점철된 기사는 그 형식을 달리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사회면 사이드 기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취준은 계속된다나 대학면 사이드 개강 연기로 입주 못 하는 자취방기사는 내러티브로 주요 취재원의 상황을 묘사하거나 스케치 기사로 동행 취재기를 담아냈다면 더욱더 흥미로웠을 것이다. 멘트가 팩트를 뒷받침할 정도로 적당히, 적절한 곳에 배치된다면 간결하고 분명한 기사가 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편집과 이미지다. 기획면은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이 장점이지만, 각 사진과 인터뷰가 연결되지 않아 가독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아쉽다. 인터뷰와 해당 사진을 함께 배치해 인터뷰별로 구분 지었다면 내용만큼 재미있는면 구성이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이번 호 사진들은 대체로 관성적이다. 보도면, 사회면 사진은 단순히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기보단, 다양한 장면들을 담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연출 사진은 늘 하던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한다. 신문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이미지를 기대해 본다.

  고대신문은 지금까지 이 주제를 왜 고대신문에서 다루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1893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에 한 발짝 가까워진 듯하다. 앞으로도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채워줄 고대신문을 응원한다.

김예진(자전 경영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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