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6 15:38 (월)
"투명한 정보공개, 궁극적으로 방역을 위한 조치다"
"투명한 정보공개, 궁극적으로 방역을 위한 조치다"
  • 김보성 기자
  • 승인 2020.03.23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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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소통의 컨트롤타워, 기능별로 설치

선별적 정보공개가 불신 키워

  컨트롤타워는 누구인지. 정보공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위험상황마다 늘 논쟁거리가 된다. “소통 창구는 복수로 두고, 가능한 정보는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한국행정연구원에서 17일 오전에 만난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놨다. 위험소통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메르스 사태 속 국민들의 감정 변화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얻어낸 해답이다.

"선별적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게 확인되면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은재호 연구원이 강조했다.
"선별적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게 확인되면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은재호 연구원이 강조했다.

- 위험소통은 생소한 개념이다

  “위험상황이란 특수성 속에서 위험을 분석하고 결과를 알리며 일어나는 소통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대중의 위험지각을 통제하는 거다. 위험(risk)은 주관적인 개념이고 위험이 현실이 돼 객관적인 피해로 변하면 위해(danger)가 된다. 위험지각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대중의 비합리적 반응으로 인해 위험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 위험은 주관적이란 말은 무슨 의미인가

  “한국에서 코로나19의 치명율은 1% 정도다. 사람마다 치명율이 1%란 말을 듣고 떠오르는 생각이 다를 거다. 객관적 피해보다 위험에 대한 이해가 위험인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특정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는 사람이라면 그 위험에 대한 공포도 적다.”

- 위험소통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는 어디여야 하나

  “모든 메시지를 종합하는 최종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어야 한다. 청와대는 무한한 책임을 지지만, 본질적으로 기획과 조율을 담당하는 참모조직이다. 대통령이 매번 브리핑하기도 어려우니 웬만한 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총리가 나서서 하는 게 좋다.

  다만 위험소통의 컨트롤타워가 한 곳이어서는 안 된다. 컨트롤타워는 복수인 동시에 다른 기능을 가져야 한다. 질병 문제는 질본에서, 마스크 수급같이 산업과 관련된 메시지는 산업부에서, 외교 문제는 외교부에서 나와야 한다. 이처럼 각 조직에 맞는 창구가 존재하는 동시에 총리실 산하에 위험소통을 총괄하는 최종 컨트롤타워가 있는 피라미드식 구조가 필요하다.”

- 위험소통 상황에서 청와대의 역할은 뭔가

  “여러 합리성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위험소통은 불확실성이란 변수 속에서 이뤄진다. 그러니 언제, 어떻게 개입할지 여러 정치적·경제적·기술적 합리성 등이 경쟁하며 우선순위를 다툰다. 백신 처방처럼 병리학적 합리성으로는 옳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있고, 재난기본소득처럼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파장을 비교해야 할 때도 있다. 청와대의 역할은 여러 합리성 중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것이다.”

- 재난 관련 정보공개의 범위는 어디까지가 적절할까

  "빅데이터 감정 분석을 통해 메르스 때 정부의 대처에 따른 사람들의 정서 변화를 발견했다. 정부가 정보를 축소, 은폐한다고 의심받을 때는 부정정서가 심화됐다. 반면 적극 대응하고 비관적인 정보일지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면 즉각 긍정정서가 높아졌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험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거다.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정보를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중국, 일본의 사례처럼 정부는 대중의 비합리적 반응을 우려해 낙관적인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별적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게 확인되기 시작하면 누구도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다만, 정보공개과정에서 위험소통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낙관적인 전망으로 경계심을 떨어트리지 않되 불필요한 공포 조장도 없는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

- 신뢰 증진 외에도 투명성 확보가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신종 전염병이 발병한 상황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이때 필요한 것은 선제적 예방조치다. 위험이 아직 위해로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위험 단계부터 선제적 예방조치가 이뤄지려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왜 이런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가 주는 메시지에 대한 시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지고 성공적인 선제적 예방조치를 집행할 수 있다. 결국, 투명한 위험소통이 필요한 이유는 윤리나 도덕이라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김보성기자 greentea@

사진제공한국행정연구원 은재호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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