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의 변화 양상을 관측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들은 매년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 다산 과학기지에 가 현장 탐사를 한다. 현장 탐사는 가장 정확한 관측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만 찾을 수 있는 작은 발견도 있다. 가령, 매우 작지만 빠른 속도로 얼음을 녹이는 해빙 표면 위 용융 연못(melting pond)’을 발견하는 일이다.

  극지 현장 관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기지 관측만으로는 관찰 가능한 범위가 좁은 것이 여전한 한계다. 특히 겨울철에는 극한의 추운 날씨로 해빙이 넓게 형성돼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이 대부분이다. 비용적인 한계도 크다.

  이때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은 대안이 된다. 조영헌(부산대 해양학과) 교수는 위성은 상대적인 저비용으로 광역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해빙과 해수면 온도 등 극지방의 다양한 요소에 대한 위성관측자료들의 결합을 통해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대규모의 기후변화를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지 위성 원격탐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자료는 해빙면적 비(). 일정한 면적 내에 해빙이 어느 정도로 덮여 있는지 상대적인 넓이를 가늠하게 하는 자료다. 나아가 해빙의 두께, 온도, 거칠기, 해빙에 쌓인 눈의 두께 등을 관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극지의 대기학적 요인이 위성관측마저 어렵게 할 때도 잦다. 위성 원격탐사는 우주에서 지표면으로 신호를 방사해 디지털화하며 이뤄지는데,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탐지센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 교수는 해양-대기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히 발생하는 극지방은 대기 변화가 잦다최근엔 에어로졸의 증가와 같은 대기학적 요인의 변화로 데이터 보정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극야(極夜) 현상이 있을 때는 해색(海色) 센서와 같이 태양 에너지가 반사돼 나오는 신호를 수집하는 센서를 활용할 수 없다해색 위성을 이용한 해양 연구는 여름에 한정된다고 덧붙였다.

  해색이 아닌 수동 마이크로파나 레이더를 이용한 인공위성 탐사를 통해 대기학적 한계를 극복하기도 한다. 조 교수는 수동 마이크로파는 기상 상태와 관계없이 해빙과 해양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레이더를 이용한 위성 영상은 해빙의 높이나 나이까지 측정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드론을 활용한 관측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날씨와 지형적 한계로 접근이 힘든 지역에 드론을 날려 효율적으로 해빙을 관측하는 것이다. 김백민 교수는 점점 더 무인관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방대한 자료를 현장에서 취득하고, 위성 관측 자료와 결합해 북극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빙 연구를 위한 다양한 관측수단이 개발되고 있지만, 현장 관측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조영헌 교수 또한 활발한 현장 관측 자료를 더 많이 확보해 원격탐사 자료의 정확도와 같은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현 기자 ca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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