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춘추] 모르고 넘어갈 수 없다
[석탑춘추] 모르고 넘어갈 수 없다
  • 이선우 취재부장
  • 승인 2020.03.30 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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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정정 경쟁을 뚫고 얻어낸 수업. 꼿꼿이 모니터를 세우고 척추에 기합도 넣었소. 참석자 리스트에 오른 낯선 이름을 본 교수, 운을 떼는데. 녹화해 놓은 강의 다 듣고 과제 제출에 정진하라는 전언. 온라인시대 정정(訂正)의 단상이오.

 

○…몰랐다고 웃으며 넘어간다. 이젠 어림도 없는 일. 정정으로 부렸던 며칠간의 요행,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소. 흐붓한 봄 마실에 추억 없는 건 아니나, 모니터 앞까지 달려온 온라인 호랑이 선생님에겐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겠소.

 

○…정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는 모든 것. 인류(人類)가 온라인에 의지할수록 모르고 넘어갈 일은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하오. 개인정보 오용한 박모 씨. 어흥. 어흥. n번 넘게 울부짖게 한 범죄들. 숨기려 해도 우리 눈 옆, 귀 옆에 두는 전화기, 컴퓨터. 모든 걸 기록하오. 참을 인() 새겨도 버티기 힘든 삭막한 심정도 어딘가 저장됐소.

 

○…나만 아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착각 마시오. 분초 단위로 기록되고, 언젠간 밝혀지오. 죽어서 가죽으로 남길 일은 결코 아니오. 지금도 살아있는 누군가의 비행(非行)을 그대로, 어 혹시 당신도.

 

이선우 취재부장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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