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코로나19, 안 끝난다 / 고로, 나 일 구해야
[수레바퀴] 코로나19, 안 끝난다 / 고로, 나 일 구해야
  • 이지원 미디어부장
  • 승인 2020.04.05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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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독립을 선언하고 집을 나왔다. 통학과 외박 등 여러 문제로 부모님과 부딪혔다. 이 사연은 다음에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대학교 3학년에 가출이라니 늦은 사춘기가 왔나 싶기도 하겠지만 무작정 나온 건 아니었다. 통장에는 삼백만 원 정도가 있었고, 취재비와 학원 아르바이트 두 개로 한 달에 백만 원 정도는 벌 수 있었다. ‘다이어트 한다생각하고 식비만 좀 아끼면 한 학기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출을 감행한 지 2주가 지날 쯤 두 학원에서 일주일 동안 쉰다고 연락이 왔다. 신천지 집단 감염 사건 직후였다.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1주 뒤, 휴원이 일주일 연장됐다. 생활비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학교도 개강을 연기하는 상황인데. 심지어 한 학원은 같은 건물에 신천지 교회가 있어 휴원을 안 하는 게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조금 더 아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2주를 버텼다. 그리고 그 끝에는 휴원이 아닌 폐원이 있었다. 원래도 학생이 적어 힘들었는데 개학을 안하니 새로운 학원생이 없어 학원 운영이 어렵게 됐단다. 다른 학원은 3월 한 달 휴원을 결정했다고 연락이 왔다. 한 달 치 수입이 통째로 날아갔다. 혼자 살아나갈 수 있다고 의기양양하게 나왔는데 이런 변수가 생길 줄이야.

  그날부터 매일 아르바이트 구직 어플만 봤다. 개강을 안 해서인지 학교 근처에선 구인 공고가 별로 없었다. 지원서를 내도 답장받기가 힘들었다. 스무 곳은 지원한 것 같은데 면접은 여섯 곳밖에 못 갔다. 면접에 가서 마주한 것은 수많은 지원자 이름이 적힌 메모장, 그리고 남은 지원자들 면접 후에 연락 주겠다는 사장님의 한 마디. 그 말을 끝으로 사장님과 다시 얘기할 기회는 없었다. 사장님에게 연락받았을 그 한 명이 부러웠다.

  수많은 지원 끝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하나 구하긴 했다. 편의점 금요일 야간. 살기 위해 불금과 잠을 포기했다. 아직도 여기저기 지원서를 내는 친구들을 보면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인가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아르바이트 하나 더 구해야 하는데. 이러다 독립은 잠시 접어두고 집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이지원 미디어부장 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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