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세계 꿈꿨지만…짐 싸서 귀국한 교환학생
넓은 세계 꿈꿨지만…짐 싸서 귀국한 교환학생
  • 남민서 기자
  • 승인 2020.04.0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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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이 취소·중도 포기해

잔류한 학생도 숙소에만 머물러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세계 각지에 머물던 교환학생의 생활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제처 국제교류팀에 따르면, 2020학년도 1학기에 파견 예정이었던 학생 317명 중 3분의 1 정도인 109명이 코로나19로 교환학생 파견을 취소하거나 중도 포기했다. 개별 이유로 포기한 25명을 제외한 나머지 183명은 파견 국가에 잔류해 교환학생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수화물을 부치기 위해줄 서 있는 모습 사진제공│김나현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수화물을 부치기 위해줄 서 있는 모습
사진제공│김나현

국경 통제에 귀국 서둘러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국경을 통제하고 하늘길을 막자, 학생들은 조기 귀국을 선택했다. 프랑스에 파견돼 교환학생 생활을 한 김나현(문스대 스포츠과학17) 씨는 통행금지, 국경통제를 한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귀국을 결정했다. 영국에 파견됐던 유지연(문과대 언어18) 씨도 히스로 공항이 폐쇄될까 귀국을 서둘렀다. 유지연 씨는 잔류하게 되더라도 상상했던 교환학생 생활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기 귀국자가 늘자, 국제처 국제교류팀은 학생들에게 복학 시 수강신청 지원책을 메일로 전달했다. 복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325~26, 이틀에 걸쳐 세 과목까지 추가 수강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교류팀 측은 복학하는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각 학과 전공과목 증원 등 지원 가능 사항을 검토해 추가 수강신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없던 귀국에 휴학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다. 네덜란드에 파견됐던 노진아(미디어17) 씨는 귀국 당시 이미 수강신청 기간이 끝나 있어 휴학을 택했다. 유지연 씨는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진로와 이중전공 고민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귀국 직전 다양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학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휴학했다고 전했다.

 교환학생 지원 당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에, 돌아온 학생들은 아쉬움이 크다. 국제교류팀은 가능한 학교에 한해 파견 시점을 2학기로 연기했지만, 졸업 학기가 다가와 다음을 기약하기 힘든 학생도 있다. 노진아 씨는 곧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다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스웨덴 함스타드의 광장에 사람들의 인적이 드물다. 사진제공│김창근
코로나19 여파로 스웨덴 함스타드의 광장에 사람들의 인적이 드물다.
사진제공│김창근

해외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귀국하지 않고 파견된 국가에 잔류하는 학생도 상당수(183). 스웨덴으로 파견된 김창근(정경대 경제15) 씨는 이미 비행기 표, 기숙사 비용을 지불해 잔류를 선택했다. 김창근 씨는 한국에 돌아가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 같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잔류 학생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중이다. 독일에 파견된 이정현(문과대 사학17) 씨는 생필품을 사러 가거나 관공서에 볼일을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숙사에서 나가지 않는다. 네덜란드에 파견된 심혜빈(미디어17) 씨도 집콕생활이다. 심혜빈 씨는 집 안에서 식물을 기르거나 1000 피스 퍼즐을 맞추고, 베이킹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타 사재기로 인해 네덜란드 한 마트의 파스타 코너가 어질러져 있다. 사진제공│심혜빈
파스타 사재기로 인해 네덜란드 한 마트의 파스타 코너가 어질러져 있다.
사진제공│심혜빈

 

 현지인의 인종차별에 노출될 때도 있다. 심혜빈 씨는 거리를 걸을 때 두 번 중에 한 번은 자신을 향해 코로나 바이러스라 외치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집 밖 풍경은 아름답지만, 바깥 구경은커녕 외국 친구들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김창근 씨에겐 다른 문화권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단 로망이 있었다. 김창근 씨는 면대면으론 대화가 힘들고 메시지로만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 몹시 아쉽다고 전했다. 이정현 씨는 모두가 힘든 상황이니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잘 지켜 사태가 얼른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민서 기자 faith@

사진제공김창근(정경대 경제15), 심혜빈(미디어17), 김나현(문스대 스포츠과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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