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삶의 사건이 아닌 일상이 된 것 같은 요즘이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로 선거 분위기는 덜하지만, 총선 시계는 흐르고 있다. 우리 헌법과 제도는 권력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기에, 록 밴드 퀸의 명곡 ‘The Show Must Go On’같이 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당신은 어떤 후보에 투표할 것인가? 3월 말 KBS-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이 자신이 선택할 지역구 후보를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당신이 그들 중 하나라면 이 글이 당신의 선택에 모범 정답은 아닐지라도 좋은 힌트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믿지만, 그 기준은 가지각색이다. 자신의지지 정당 후보라는 이유로 좋은 정치인이 되기도 하고 학연으로 연결된 후보가 좋은 정치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후보를 선택하든 그 선택 자체를 비난할 순 없다. 그러나 깊은 사유와 고민이 부재한 선택은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인간 고등정신기능의 역사적 산물을 무색하게 만든다.

  사학자 E.H.카는 역사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끝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선거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대화이다. 유권자는 경력, 이력으로 대표되는 후보자의 과거와 공약, 계획으로 대표되는 후보자의 미래 사이에서 고민한다. 후보자가 무엇을 했는지와 무엇을 할 것인지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뛰어난 경력과 청렴한 과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비합리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있을 수 있다. 혹은 훌륭한 정책적 청사진을 내세우지만, 경력과 도덕성에 흠결이 보이는 후보 또한 있을 것이다.

  전자와 후자, 과거와 미래, 경험과 청사진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는 가령 민생법안들을 성실하게 발의했지만,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와 합리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후보 중에 선택해야 한다.

  과거와 미래 모두를 잡을 수 없는 현실에서 고민하고 있는가? 앞서 말한 좋은 힌트를 제시하겠다. 인간의 위대한 능력인 성찰과 반성을 발휘할 줄 아는 정치인인가 판가름해 보길 감히 제안한다.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 이를 성찰하고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는가?”, “비록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지만, 그것을 반성하고 사과할 줄 아는가?”, 후보들에게 묻길 바란다. 투표하자. 인간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살아올 수 있었던 지혜는 반성과 성찰에 있었음을 기억하며.

류태영(문과대 사학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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