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호 고대신문 1<고대생이 그것도 못하냐...상관의 괴롭힘이 학우를 죽였다> 제목의 기사는 아쉬움이 큰 기사다. 이미 지난해 말 언론에서 다뤄지기 시작해 후속보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도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지 못했고, 고대생이 군에서 겪는 상황을 폭넓게 다루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제목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무거운 내용의 기사는 제목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론 4면과 5면에 걸쳐 군부조리의 원인을 다루고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인터뷰를 통해 군 인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한 기자들의 노력은 엿보인다. 다만, 후속 보도라는 특성상 고대생이 겪는 군대 생활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기획성으로 만들어 공감도를 높이는 시도가 필요했다. 기획의 확장성이 아쉬운 기사였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생이 특수하게 겪게 되는 군대 내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식이었다면 좋은 기획물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이 확장되지 못하다 보니 편집도 의례적으로 평소와 다름없었다. 군대 내 자살이라는 민감하고 무거운 주제 옆에 고연전을 기다리는 사진은 어색하기만 하다. 기획의 확장과 편집의 과감한 발상이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

  12면 총선 후보 인터뷰는 수많은 후보 가운데 왜 이들을 다뤘는지에 대한 이유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고대가 포함된 지역구 후보일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지만, 독자에게는 뜬금없는 인터뷰가 됐다. 고대와 밀접한 공약을 제목으로 달거나 20대 청년층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후보 간 비교가 될 수 있게 했다면 기성 매체와 차별화된 인터뷰가 됐을 것이다. 차라리 군대 문제를 정조준하거나 군대 부조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후보를 찾아 1면 기사와의 연관성을 높이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할 만했다. 8면에 들어간 <정치 활동 펼쳐나가는 청소년 단체들>도 뜬금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4·15총선은 18세 이상이 투표를 행사하는 첫 선거다. 그만큼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학생들의 투표 독려 운동이나 대학생 정치 단체 등을 알리는 내용이 대신했으면 정보 전달에서 더 유용했을 듯싶다. 총선 직전 발행되는 1897호에서는 총선 후보 인터뷰나 투표와 관련된 다른 차원의 접근을 시도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지난번 1891호에서도 아쉬웠는데 이번호에도 인터뷰 기사가 한결같이 문답식으로 처리됐다. 문답식 인터뷰는 기자가 기사 작성하기에는 편하지만 독자가 인터뷰이의 내면을 들여다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보전달 수준의 인터뷰는 문답식이 훨씬 내용전달에 유리하지만, 삶의 궤적을 쫓는 인터뷰의 경우 문답을 풀어 기자의 시각도 반영됐으면 한다. 인터뷰 기사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송종호 서울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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