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4월 혁명부터 19876월 항쟁까지, 민주 열사들은 광장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이제 그들이 던지던 돌과 화염병은 기표용지 종이돌로 대체됐다. 그러고 난 후 9번째 총선이다. 자신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다시금 확인할 기회가 415일에 있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10일 유권자 500만 명이 참여해 사전투표 실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헛공약들로 여느 때보다 총선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지금 유권자의 준엄한 시선은 도리어 예리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2.7%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총선 때보다 8.8%p 늘어난 수치다. 투표율은 아무리 높아도 좋다. 중선관위가 발표한 이 수치가 투표 당일 과소평가된 걸로 밝혀지길 바란다.

  혹자는 정치인이 다 똑같아 열심히 투표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뀐다고 설파한다. 이런 정치 냉소주의는 배척돼야 마땅하다. 유권자가 정치에 거리를 둘수록 그들만의 리그는 더욱 공고해진다. 바뀌지 않던 세상은 더욱이 생명력을 잃고 퇴보할 것이다. 투표는 최악을 막는 길이다. 따지고 보면 국회만큼 효율적인 국가기구도 없다. 6000억 가량의 예산과 국회의원 300명으로 500조 규모의 국가예산과 100만 공무원이 모인 행정부를 이렇게나마 감시하고 민의를 대표하는 곳은 오로지 국회다. ‘더럽고 치사해도우리가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나아가 투표일을 지나더라도 일상에서도 정치를 가까이 해야 한다. ‘투표할 때만 자유롭고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로 돌아간다는 정치철학자 루소의 격언은 뼈아프다. 엇비슷한 정치인들이 다 싫어도 결국 우리 손으로 새로운 리더를 발굴하고, 삶과 유리된 정치는 시민사회로 끌어 당겨야 비로소 우리에게 효능감을 준다. 꾸준한 참여만이 정치를 바꾸는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다.

  60년 전 4·18 의거가 일어난 그날, 고대인들은 1250분을 기해 전원 본관 앞으로 모이자고 외쳤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식으로 바꿔 말하는 게 꼭 맞다. 친애하는 고대인 제군들, 415일 투표일을 기해 우리 모두 투표소 앞으로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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