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견우(牽牛)님께. 아무개 과목을 수강하는 직녀(織女)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금일 업로드된 녹화강의를 듣던 도중 잠깐 강의 연결이 끊어지는 불상사(不祥事)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다시 들어갔는데, 혹여나 출석에 문제가 생겼나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네트워크 오류가 확실합니다.

○…이번에 보내면 열 번째. 교수를 향한 외로운 세레나데. 나는 그대를 보지만, 그대는 나를 보지 못하니. 불안과 염려로 아로새긴 편지를 고이 접어 보내오. 오작교(烏鵲橋) 없인 얼굴 마주할 길 없는 견우와 직녀. . 까막까치도 부실하오. 칠월칠석만 기다려야 하나. . 출석이나 잘 챙기시오.

○…까막까치들. 내 이 사달 낼 줄 알았다. 부채꼴마냥 넓게 멀리 날아가지 못할까. 사북에만 머무르니 인터넷이 신통히 굴러갈 리 있나. 까막까치 왈(), “난 날아가면 그만.” 당했소. 바닥을 딛지 않곤 살 수 없는 동물이 인간 아니오. 시간, 공간 무시하고 둥둥 떠다니는 온라인 강의도 밧줄로 꽁꽁 동여매고 있으니 오죽할까.

○…출석(出席)으로 시름 앓는 견우와 직녀들. 칠월칠석(七月七夕)이 오기 전까진 그냥 묻어두면 안 되겠소? 씨실에는 질문을, 날실에는 레포트를 엮어 윤기 자르르한 비단을 바치고. 자애로운 여물에 저절로 A+등급 소가되는. 까막까치 왈(), “딴짓 하는 거 하늘에서 다 봤다.”

이선우 취재부장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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