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자 둘을 만나봤다. 총선 기획기사의 일환으로 성북구() 기호 1, 2번 후보자 두 명을 인터뷰한 것이다. 이 두 명에게 공통적으로 청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두 후보자 모두 청년문제가 여전히 사회의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다만, 좀 더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쪽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후보자였다. 핵심은 현 정치에는 청년을 대변하는 세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상학 미래통합당 후보자는 청년에게 직설적인 충고를 날렸다. “진정 청년들의 목소리가 있는지 의문이에요. 답습되는 소리일 뿐, 창조되는 소리가 없습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년들은 쟁취해내야 한다고, 주인의식을 갖고 목소리를 내라고 열변을 토했다. 듣기 좋은 쪽은 김영배 후보였지만, 인터뷰 내용을 정리할수록 한상학 후보자의 발언에 더 마음이 끌렸다.

  청년은 파편화됐다. 나이 외에 이들을 공통으로 묶을 주제어를 찾기 힘들다. 학생사회는 공론장의 기능을 상실했다. 총학생회조차 조직되기 버거운 게 현실이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의 목소리를 국회에 반영하기 위해 비례대표 자리를 일부 할당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그 취지는 공감하지만, 노력 없이 얻어낸 자리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목소리가 실릴 수 있을까. 청년들은 기득권의 틈을 비집고 도전해야 한다.

  파편화된 청년 사회를 받아들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도 머무는 세상과 지켜보는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한사람의 목소리가 모든 청년을 대변한다는 건 기만에 가깝다. 청년조차 청년을 대변하기 힘든 세상이기에 기성세대가 나서서 청년정치를 하겠다는 것도 당치 않다.

  청년은 아직 규정되지 않았고, 그렇기에 새로이 출발할 수 있다. 주거, 취업, 양극화, 계파정치 등 지적할 사회의 문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이든 내 삶에 대해 떠들어보자. 청년이라는 연대세력을 형성하자. 청년의 목소리가 여의도에 들릴 때까지 몸집을 키워보자. 주제어는 달라도 우리의 목소리는 청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묶일 수 있다. 연대가 가지는 힘은 뭉칠수록 커진다.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청년이라는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박성수 시사부장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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