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함성과 피맺힌 절규를 가슴에 새기며
그날의 함성과 피맺힌 절규를 가슴에 새기며
  • 김영현 기자
  • 승인 2020.04.1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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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고대생 의거 60주년 기념 특별전

 4·18 고대생 의거 60주년 기념 특별전 반항과 자유의 표상이 본교 박물관(관장=강제훈 교수)에서 18일부터 717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선 시위대가 집결한 정문에서 국회의사당을 거쳐 학교로 복귀했던 4·18 의거 동선에 따라 당시 학생들이 외친 구호와 발자취를 재현했다. 전시를 기획한 서명일 박물관 기록관리실 과장은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4·184·19를 기억하고 계승한 대학은 고려대뿐이라며 “4·18로 대표되는 고려대의 정신이 학생들에게 많은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 급한 벽보에 빗자루 현수막

 “급고! 1250분 전원 본관 앞으로 집합.” 1960418일 당일 아침, 시위 지도부는 교내 곳곳에 시위계획을 알리는 벽보를 붙였다(사진1). 긴박했던 탓에 벽보 네 귀를 돌로 눌러 언덕길에 두기도 했다.

사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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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0, 본관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현수막을 든 채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제대로 현수막을 작성할 시간조차 없었던 학생들은 굴러다니는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 현수막 양쪽 끝을 고정했다(사진 2). 

사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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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관 앞에 모인 1000여 명(당시 재학생 수는 3650) 학생들 모두 고대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수건(사진 3)을 머리에 둘렀다. 단과대 학생위원회가 신입생에게 입학 기념선물로 제공한 수건이다. 신입생환영회를 계기로 시위를 조직하려 했던 학생들은 신입생 규모를 웃도는 5000장의 수건을 제작해 배부했다.

사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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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회까지 닿은 민주함성

 정문을 빠져나온 시위대 학생들이 안암동 로터리를 거쳐 대광고 앞을 지날 때, 대광고 학생들과 시민들은 함성과 환호를 보냈다.

 시위대는 신설동과 동대문을 지나 종로로 달려 국회의사당(현 서울시의회 건물)에 닿았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이 경찰차에 가로막히고 연행됐다. “민주역적 몰아내자”, 저지를 뚫고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시위대가 외친 구호였다. 시위대는 이 간결한 구호에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은 반드시 처단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진 4)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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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유진오 총장을 불렀다. 학생들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유 총장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학생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시위대를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경찰의 인도를 받으며 복귀하는 도중 청계천4가 천일백화점 부근에서 60여 명의 정치깡패가 나타났다. 쇠망치, 갈고리, 몽둥이, 칼 등 흉기를 든 정치깡패들이 무차별적으로 학생들을 구타하고 수십 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사진 5).

사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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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유! 너 영원한 활화산이여

 부상자를 수습하고 학교로 돌아온 시위대는 학과, 학년별 부상자 명단(사진 6)을 작성했다. 다양한 필체로 작성된 부상자 명단은 실제 시위에 나섰던 학생들의 처참한 피습현장을 담고 있다.

사진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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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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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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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조간신문에 이 사실이 대서특필되자 전국이 분노했다. 서울에서만 1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민주주의를 외친 날이 피의 화요일 4·19. 425일엔 250여 명의 대학교수가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다음날 이승만 정권 하야 소식이 전해지며 혁명 상황은 일단락됐다.

 ‘어제의 시위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1960419일 아침, 4·18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모여 스스로 되물었던 질문이다. 다친 몸을 이끌고 학생들이 향한 곳은 다시 거리였다. 1969년에는 4·18을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 대회를 만들어 4·19민주묘지에 다녀오는 행사를 열었다. 80년대 중반부터는 대장정이라 명칭을 변경하고 가두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오늘날에도 매년 418일이면 고대생들은 정문을 나서 거리로 향한다. 피맺힌 함성에 타올랐던 자유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사진7)

사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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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현 기자 carol@

사진제공 | 본교 박물관

사진 | 고대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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