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대 서울총학생회(서울총학) 재선거가 오늘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선거운동본부 시선’(정후보=하지웅)의 단독출마로, 서울총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준석)가 배포하는 온라인투표 링크에서 학생들은 찬성·반대·기권 중 하나를 선택하면 투표가 완료된다.

  ‘능력 있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시선, 학생의 일상과 밀접한 복지 공약을 위주로 내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공약 일부는 실현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시선이 내건 핵심 공약을 분석했다.

13일 진행된 공청회에서 하지웅 정후보와 조용준 부후보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생활 밀접하나 구체성 부족해

  ‘학생들의 일상에 힘이 되는 총학을 만들겠다는 기조 아래, 선본 시선은 일상에 밀접한 공약을 내걸었다.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자취방 해충 방역, 법무법인·노무법인 등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학생의 불편을 해소하고, 문화생활을 위한 원데이 이벤트 클래스를 열겠다 약속했다. 또한, 이중·융합전공 지원 시 정보 공유에 도움이 될 합격학점, 자기소개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주도하겠다 밝혔다. 하지웅(경영대 경영14) 정후보는 실생활에 밀접한 공약을 통해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총학의 존재감을 체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공약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이나 일정을 제시하진 않았다. 직전 총학인 시너지의 경우, 주요 공약의 세부 집행계획을 차례로 제시하고, 예상 이행시기까지 언급했다. 시선은 대부분의 공약을 반 페이지의 간단한 설명으로 갈무리했다. 시선 측은 자료집에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공약 이행에 대한 세부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현가능성 낮은 공약도

  이행 가능한 알짜 공약만 정책자료집에 담았다 하지만, 일부 공약의 경우 협력이 필요한 당사자들이 공약 실현이 불가능또는 불투명하다고 밝힌 것도 있다.

  ‘어도비 프로그램 구매 요청공약은 시너지에서 실패한 정책이다. 포토샵(사진 편집), 프리미어 프로(영상 편집)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 학교가 해당 라이선스를 구매하길 바라는 학생 요구에 도입을 추진했지만 좌절됐다. 작년 해당 사업을 담당했던 박상아 전 부중앙집행위원장은 어도비 수요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적지 않았으나, 학교 측과 어도비 회사 측의 입장이 달라 진행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금도 학교는 해당 공약의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라 내다본다. 정보인프라부 측은 현재 상황에서 해당 공약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정보인프라부가 330일 본교 구성원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현재 본교는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을 두고 Adobe 소프트웨어 한국 지사 측과 분쟁 중이다.

  ‘고마운 안암 원룸 임대인 운동 협의공약에는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빠져 있다. 해당 공약은 현재 원룸을 사용하지 않는데도 월세를 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원룸업자들이 월세를 깎는데 동의하면, 이를 안암 상권 내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으로 학생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원룸업자들에게는 성북구청과의 협의를 거쳐 소독, 방역, 전기안전 점검비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원룸업자들은 구체적인 혜택 없이 선뜻 참여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종암동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고 있는 김모 씨는 임대업자 측의 손해를 최소화할 확고한 방안이 있어야 해당 공약이 가능할 것이라며 성북구청 측의 확실한 혜택 제공이 약속되지 않아 지금으로선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선과 성북구청이 협의한 적은 없다. 성북구청 측은양가위기자 fleeting@ 소독과 전기안전 점검 등의 비용을 구청에서 지원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시선측은 해당 지적에 대해 당선 후 대표성을 가진 입장에서 당사자와 협의해야 공약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계획 로드맵은 완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폭넓지 못한 인권 공약도 13일 열린 공청회 당시 논란이 됐다. 시선은 인권 공약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입법 촉구 운동 전개 배리어프리존 구역 확충 시각화재경보기 단계적 설치 등을 제시했다. 여성 월경권, 식이 소수자(이상 에이블), 성 소수자, 근로장학생, 학내 노동자(이상 시너지) 등의 인권 공약을 내세운 전대 총학과 달리 인권 공약에 있어 학내 구성원들을 포괄적으로 담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공계 학생 A씨는 이공캠, 소수자 인권 문제 등 공약에 빠져 있는 분야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선 측은 공약의 부족함을 인정하지만, 실제로 서울총학을 운영하게 되면 더욱 관심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하지웅 정후보는 성소수자 등의 인권 공약에 있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유념해 듣고, 더 발전하고 나아가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글 | 신용하·이승은 기자 press@

사진 | 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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