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에 온라인 강의는 6주째 진행 중이다. 개강 후 2주만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는 처음 계획을 훌쩍 넘겨 중간고사까지 비대면 실시를 결정지었다.

  확진자 수의 지속적인 감소로 정부 당국이 일상생활과 감염 예방을 병행하는 생활방역체제전환을 조심스럽게 제시하자, 대면 수업 재개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본교는 다가오는 22일 교무위원회를 통해 온라인 강의 연장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중간고사, 없애거나 과제물로 대체

  13일 본교 포털에 올라온 공지에 따르면, 강의실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중간고사는 시행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정했다. 대신 중간고사를 과제물로 대체하거나 진행하지 않는 것을 권고했다. 교수들은 대부분 과제물로 중간고사를 대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온라인 시험을 진행하는 강의도 일부 있지만, 공정성 측면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사회학개론여가와 사회를 담당하는 김영선(한국사회연구소)교수는 온라인 시험이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체 과제로 시험을 갈음했다.

  학생들 역시 부정행위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 시험에 우려를 표했다. 심하윤(정경대 경제18) 씨는 온라인 시험에서는 학생들끼리 답안을 공유하기 쉽다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마다 문제를 다르게 내는 등의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고사는 불가능하더라도, 기말고사만큼은 오프라인 시험으로 보고 싶다는 의향을 나타낸 교수도 있었다. ‘경제원론노동시장론을 맡은 최훈(BK21Plus 한국경제사업단) 교수는 한 학기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변별력 있는 보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출석 기말고사가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취소와 대체 과제 전환에 따라 기말고사의 성적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정원(미디어19) 씨도 강의계획서와 다른 부분이 생겨 혼란스럽지만, 코로나 국면에 대처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원(정경대 경제16) 씨는 중간고사가 사라져 기말고사만으로 성적이 결정되는 건 부담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절대평가 전환에 학생들 부담 감소

  전면 온라인 강의 시행 중 수업 전달, 출석 확인 등에서 여러 문제가 생기자, 모든 교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을 권고하는 부담완화책도 학교가 내놨다. 비대면 강의로 인해 교수와의 소통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강의와 같은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결정을 환영했다.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수업 중 교수가 학생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질의응답도 메일로만 주고받아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라며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줘 좋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당국은 출석점수를 1학기에 한해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교수자들에게 요청할 계획이다. 불확실한 온라인 출석 반영을 두고 걱정하던 학생들도 해당 공지에 한시름 놓았다. 최윤정(문과대 불문20)씨는 강의를 들었는데도 출석 체크가 안 돼 억울해하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수도 없이 들어 이번 공지가 반가웠다고 말했다. 신정원 씨도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아 결석 처리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적절한 조처라고 본다고 말했다.

 

  출석수업 놓고 반응 엇갈려

  온라인 강의 기간의 연장 여부는 오는 22일 교무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포털 공지에 따르면, 54일 이전에 정부가 생활방역체제로 방역지침을 전환한다면 54일부터 출석 수업이 개시된다. 하지만 현재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지속할 경우, 1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54일 이후 수업방식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최훈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와 교무위원회의 결정을 고려해 잔여 학기 수업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학기 중 일부라도 출석 수업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교수 역시 생활방역체제로 전환되는 대로 남은 시수를 출석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학습권을 최소한으로나마 보장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수업을 염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대면 수업이 감염병 전파와 확산의 계기가 된다는 우려에서다. 420명이 수강하는 핵심교양 종교와 영화를 강의하는 박종천(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다수의 학생들이 같은 강의실에 모여 듣는 대형 강의는 자칫하면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대면 강의로의 전환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 A씨는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지방 본가로 돌아가거나 자취방을 구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출석 수업으로 돌리기에는 이미 학기의 절반가량이 지나 늦은 시점 같다고 말했다.

 

남민서·조민호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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