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매료시킨 철부지 삼총사
말레이시아를 매료시킨 철부지 삼총사
  • 남민서 기자
  • 승인 2020.05.16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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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42만 유튜버 ‘블라이미(BLIMEY)’

  황홀한 석양의 섬 코타키나발루가 있는 동남아 대표 휴양지 말레이시아. 비행기를 타고도 일곱 시간은 걸려 도착하는 곳이지만, 터치 한 번으로 맛있는 코코넛 쌀밥 나시르막의 냄새를 느끼게 하는 유튜버가 있다. 바로 양다솔(국어국문학과 12학번), 최혜림(사학과 12학번), 한주희(국어국문학과 12학번) 교우가 운영하는 유튜브 블라이미(BLIMEY)’.

왼쪽부터 양다솔(국어국문학과 12학번), 최혜림(사학과 12학번), 한주희(국어국문학과 12학번) 교우

 

  한주희 | “다솔 언니와는 같은 과고 혜림이랑은 인문학부 시절 같은 반이었어요. 지금은 유튜브가 대중적이지만, 처음 시작했던 3년 전만 해도 막 유행을 타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주변에 영상 만들기 좋아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행에 휩쓸려 시작한 출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어떤 영상을 찍어야 사람들이 봐줄지, 채널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감도 없어 막막했다. 처음 6개월 동안 명절 잔소리 무적의 방어법’, ‘졸업식 혼자 간 백수의 속마음등 생활 밀착형 영상을 올렸지만, 구독자는 500명 남짓.

  한주희 | 한창 취업 준비를 하던 친구들을 붙잡고 유튜브 영상을 찍긴 했지만, 과연 이게 우리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늘 고민했어요. 고비였죠. 채널 정체성 없이 여러 주제의 영상을 올리니까, 특정 영상의 반응이 좋아도 그 콘텐츠를 길게 이어가지 못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걸린 말레이시아 간식 리뷰 영상.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사다 준 과자를 먹은 것뿐이었다. 조회 수 폭발. 특히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때부터 말레이시아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한국인의 반응을 영상으로 담는 전업 유튜버로 활동했다. 3년간 42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가면 길 가던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알아본다.

  처음엔 낯선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여행, 음식 리뷰, 영화나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 등을 찍으며 말레이시아 문화를 깊이 탐구할수록 애정이 깊어졌다. 낯선 한국인이 자신들이 입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에 보이는 생경한 반응에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따뜻한 애정을 보냈다.

  양다솔 | 말레이시아 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 유튜버가 많이 없어요. 보통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하잖아요. 댓글에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의 좋은 점을 알게 됐다고 하세요. 자기 문화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서 리액션 영상들이 반응이 뜨거운 듯해요. 팬미팅을 열어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체감하니까 내가 사람들의 일상에 조금이라도 행복을 주는 영상을 만들고 있구나생각했어요.”

 

  ‘블라이미를 향한 따뜻한 애정. 이제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진다. 한국에 관심 많은 구독자들의 요청에, ‘블라이미는 한국을 영어와 말레이시아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도 같이 올리고 있다. ‘롯데타워·남산타워 비교부터 산낙지 먹방까지 다양하다.

  최혜림 | 말레이시아는 국교가 이슬람교인 만큼 무슬림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무슬림들이 한국 여행을 갈 때 알아두면 유용한 것들을 모아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한국의 유명 할랄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채식 한식과 전통 차 체험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말레이시아 유명 가수 사라 수하리(Sarah Suhairi)와 한국을 여행하는 콘텐츠는 270만 조회수까지 기록하며 최고 인기를 끌었다. 부산스타트업관광센터, 창원시와 함께한 ‘Trail to Busan’ 시리즈는 201911월 당시 말레이시아 인기 동영상 1위를 며칠간 차지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사라는 부산자갈치축제에서 말레이시아 전통가요 당둣을 열창하고, 부산 국제영화제를 구경했다.

  최혜림 |말레이시아 시청자들에게는 한국, 한국 분들에게는 말레이시아에 대해 기존 미디어를 통해선 알 수 없는 걸 알리는 것도 보람을 느껴요. 저희 영상으로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뿌듯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도 3. 이제 이들은 말레이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겨냥하는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새 채널 ‘a-blimey’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국 1020세대의 문화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다솔 | “영원히 철들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능PD를 꿈꾸면서 이왕이면 웃으며 사회를 이롭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철들지 않아야 재밌는 콘텐츠가 뽑히는 것 같아서 철들고 싶지 않아요(웃음).”

  최혜림 | 저는 대학 다니면서 항상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블라이미를 하면서 무슬림분들을 많이 알게 되고, 어떤 점이 불편한지를 많이 알게 됐어요. 앞으로 영상을 제작하거나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쪽으로 관심이 많이 갈 것 같아요.”

 

  이제는 레드오션이 된 유튜브 시장. 새내기 유튜버를 꿈꾸는 고대생이 있다면, 대기업 유튜버와 맞설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라 조언했다.

  한주희 | “유튜버를 아예 전업으로 하고 싶은 분들은 방송국이랑 완전히 큰 대기업 유튜버들과 싸울 생각을 하셔야 해요. 대충 생각해선 안 되고 나 자신의 방송국을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올라갈 수 있는 시장이에요. 하지만 유튜버는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기에 거창하게 생각 안 하시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양다솔 | “유튜버라는 직업이 아이디어 싸움이다 보니 슬럼프도 자주 오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일확천금을 벌 것이라 기대하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금방 포기할 거예요. 취미로 만든 영상을 아카이빙한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금세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남민서 기자 faith@

사진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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