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법상 만 19세가 지나면 성인이 된다. 19세를 전후로 하여 투표권을 포함한 여러 법적 권리를 얻게 되고, 반대급부로 민·형사적 책임이 가중된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법적인 권리와 의무가 생기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작년에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아직 법적 성인으로서 살아온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작년 한 해 동안 대학에서 경험한 것들을 대학 입학 이전의 삶과 비교를 하는 방식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나열해보려 한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가장 달라진 것은 여러 활동들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등의 현실적 여건이 갖추어졌다는 것이다. 매일 7시간 이상씩 수업을 들었던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대학에 와서는 하루 4시간 정도만 수업을 들으면 됐다. 대신에 나머지 시간은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동아리 활동, 창업 공모전, 경제학 스터디 등 그동안 입시에 치여 하지 못했던 활동들을 시작하면서 그만큼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졌다. 각각의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것들을 할 시간과 능력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 시험 기간과 공모전 발표일이 겹치면서 다른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내가 좋아서 시작했던 일들이 오히려 나를 죄어왔다. 산해진미가 눈앞에 놓여있다고 그것을 한 번에 다 먹을 수 없듯이, 대학에 와서 나에게 수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것들을 모두 할 수는 없었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뭔지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누가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중요한 안내사항이 있으면 가정통신문이나 종례 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일일이 알려줬다. 대학에 와서 필요한 정보는 더 많아졌는데 어느 누구도 직접 알려주지 않는다. 장학금, 대외활동뿐만 아니라 교내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학교 포털사이트나 단과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직접 들어가야 했다.

  이러한 불친절함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의 습관을 들였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카톡을 확인하듯이 메일을 확인하고, 적어도 3일에 한 번씩은 학교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나에게 해당하는 공지가 있는지 확인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된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어른이 되기 위해 자신을 바꾸어나가는 것이다. 이번 성년의 날이 자신이 진정한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윤진수(경영대 경영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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