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의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고등학교에 이제 막 입학해 새로운 환경과 처음으로 신경 쓰게 된 성적과 생활기록부에 많이 지쳐있었다. 읽는 것이라고는 교과서 본문이 전부였던 나는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귀여운 제목을 보고 흥미를 느껴 책을 사 오게 됐다.

  이 책은 특별한 시간이 흐르는 잡화점에 삼인조 도둑이 숨어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에게 온 첫 번째 편지는 국가대표 펜싱선수인 달토끼가 보낸 고민 편지였다. 올림픽을 같이 준비했던 코치이자 연인인 남자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병상에 누워있게 되어, 마지막일지도 모를 시간들을 그를 간호하며 함께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남자가 당부하는 대로 함께 준비하던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편지를 받아 본 시점은 달토끼가 참가하려는 모스크바 올림픽을 일본이 보이콧하고 나서였다. 삼인조 도둑들은 일본 선수들이 모스크바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연인을 간호하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기를 강하게 주장한다. 하지만 여자는 오히려 이들의 강한 주장에 반발심이 들어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임을 알게 되고 결국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한때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몰랐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대한 파장은 언제나 내가 생각한 이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에 대한 결과에 연연하고 후회하며 보낸 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언제나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듯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이 언제까지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선택일 수도 없고 나에게 일어난 불행한 일이 언제까지나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어떤 일이 불러온 파장 효과가 어디까지 닿을지 나는 알 수 없기에 지금 일어난 일이나 내가 선택한 결과에 실망하게 되더라도, 불행한 일이 닥치게 되더라도 나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나의 몫이기에 나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나는 종종 어떤 것에 연연하여 힘든 순간이 오면 이 책을 읽는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걱정을 관리하지 못해 마음이 우울하고 힘든 사람, 후회를 많이 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어떤 것이 후회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걱정과 후회를 이겨내는 방법을 반드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박지선(공정대 공공사회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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