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의 가치로 상권과 앙상블을
점포 수 늘려 안정화 꾀할 것 

 

  코로나로 발길 끊긴 안암상권을 살리겠다는 목표로 뭉친 네 사람이 있다. 박선우(경영대 경영16), 김하제(경영대 경영16), 박정환(경영대 경영17), 장수아(국제학부18) 씨다. 이들은 안암동 상인과 학생을 연결해 안암상권의 회복을 돕는 선결제 쿠폰발행 서비스, 일명 앙상블(Ensembl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박선우, 김하제, ‘쭈불쭈불’ 사장 박현자, 장수아, 박정환 씨다.

 

  정가에 비해 할인된 금액으로 미리 상품을 결제한 후, 쿠폰을 만들어 고파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생에게 판매한다. 상인들이 당장 현금을 융통할 수 있고, 학생들도 평소보다 저렴하게 식비를 지출하게 돼 서로에게 이득이다.

  현재 정경대 후문 식당 쭈불쭈불’, 정문 인근 치킨집 튄닥꾼닥’, 카페 브레송총 세 점포가 참여 중이다. 매일 두 시간 남짓밖에 못 자고 골목골목 다니며 뛰어다니고 있는 앙상블 프로젝트의 박선우 팀장을 쭈불쭈불에서 만났다.

 

- 안암 상권을 돕겠다 생각한 계기는

  “기업 인턴을 해보고, 취업도 목전에 뒀지만 행복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죠. 마지막 남은 4학년 1년만큼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무너지는 안암상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대학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망가져 가는 모습을 두고 볼 수는 없었죠.”

  그 후 동기와 후배를 설득해 Ensemble 팀을 조직, 한 달여 넘게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더 많은 점포를 섭외하고 본교 구성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는 중이다.

 

- 실제 성과가 있었나

  “저희가 미리 할인된 가격으로 가게에다 선결제를 했어요. ‘쭈불쭈불’, ‘튄닥꾼닥에는 100만 원, ‘브레송에는 50만 원 정도요. 거기에 약간의 차액만 두고 쿠폰을 발행해 교내 구성원들에게 파는 거예요. 가령, 만원 값의 메뉴를 사장님과 조율해서 8,900원에 다량 선결제한 뒤, 쿠폰을 만들어 9000원에 판매하는 거죠.

  520일 기준으로 약 40% 정도 쿠폰이 팔렸어요. 아직까지는 적자죠. 애초에 선결제 금액과 쿠폰 발행가의 차액을 아주 낮게 잡아서 수익성은 고려하기 힘든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계속 만나며 정이 들었던 상권 사장님들께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은 웃으며 버티고 있어요.”

  프로젝트에 참여한 쭈불쭈불의 박현자(·57) 사장은 기특한 마음을 담아 그를 토닥였다. “경제적으로도 당장 현금 흐름이 생겨서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려는 마음이 너무 예뻐요.” 팀원들이 회의 장소를 마련하지 못할 때면 선뜻 식당 공간을 내어주기도 한다.

 

- 사업 안정화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섭외 점포를 늘려야죠. 현재 추가로 점포 3개와 협상 중이에요. 6월 말까지는 10개 점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목표를 정해놨어요. 또 마케팅을 위해 교직원 행정실, 동아리 등을 찾아가 서비스를 소개해보려고요. 우리 학교 경영대와 SK그룹이 주최하는 사회적 기업 공모전에도 아이디어를 내놓은 상황이에요. 선정만 된다면 활동지원금 300만 원이 나오는데, 프로젝트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은

  “유동 인구가 더 줄어드는 여름방학이 찾아오더라도 선결제 쿠폰발행 서비스 프로젝트가 순탄히 진행된다면 조금이나마 안암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거라 예상해요. 일이 잘 풀린다면 식당뿐 아니라 주변 꽃집, 술집 등까지도 프로젝트 범위를 넓혀볼 생각이에요.”

 

  Ensemble 팀은 전국 모든 대학가의 점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꿈꾸며 오늘도 밤낮없이 열정을 바치고 있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찾아 도전을 이어나가는 이들에게 그는 말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서의 감정을 공유하자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순간 이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매 순간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

 

글 | 신용하 기자 dragon@

사진 제공 | Ensemble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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