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기간 고집하던 16면을 내려놓은 듯 보이는 고대신문은 양보단 질을 택한 것 같다. 직선적이면서도 정확한 1면 헤드처럼 고대신문은 간결하고 명확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보도면은 최근 교정의 모습학생회를 중심으로 다뤄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좋았다. 1면 탑 기사는 학교 전역의 방역 작업이 복잡하지 않고 자세하게 보도돼 술술 읽혔다. 대면 강의 시행을 위한 방역뿐 아니라 학관, 기숙사, 체육시설 등 학교 곳곳의 상황까지 설명되어 있어 친절한 기사였다. 세종캠퍼스의 방역 진행 상황도 사이드 기사로 다뤄져 보도면의 역할을 성실히 했다. 3면 탑 기사는 양측의 입장을 중립적으로 담아낸 것이 좋았다. 생동감 있는 멘트도 적절하게 배치돼 사안을 이해하기 쉬웠다. 하지만 헤드에서 고집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점이 기사 내용과는 달리 다소 자극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1900호는 특히 기획면과 사회면의 주제 선정이 좋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으면서도, 지금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논할 가치가 있는 주제들이기 때문이다. 기획면은 그동안 언론에서 쉽게 다루지 못했던 종교를 탈종교화라는 새로운 틀에서 바라보았다. 사회면도 흥미로웠지만 7면 탑 기사에서는 꼭지1이 기사의 흐름을 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망 분리 규제 완화가 필요한 이유는 원격 업무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꼭지2 이후에 배치되었으면 기사의 흐름이 더욱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사설은 다소 강하지만 유효한 비판을 용기 있게 담았다. ()학교 투쟁에 힘을 쏟기보단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을 우선시하는 학생회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공감한다. 하지만 학생회의 역량과 리더십 부족을 이번 선거와 연결 지은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보인다. 학생회의 평가 때문에 자격이 박탈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시선의 자격 박탈과 학생회의 위기를 별개로 두고 비판했다면 더욱 논리적인 사설이 됐을 것 같다.

  1900호는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 쓰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신문이기도 하다. 1면 탑 기사의 편집은 불친절했다. 2면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꼭지가 중간에 뚝 끊어져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3면의 새 단장 마친 학관 엘리베이터와 과학도서관은 사진기사 형식이지만 사이드 기사와 다른 점이 보이지 않아 차라리 사이드 기사였다면 더욱더 깔끔했을 것이다. 여론면 금주의 DJ’는 좋은 글이지만, 곡과 가수의 이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이 더욱 친절한 신문을 만든다.

 

김예진(자전 경영17)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