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30일에는 21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다. 21대 국회는 무거운 과제 여럿을 앞에 두고 있다. 우선 미·중 경쟁이 뚜렷해지고 일본이 우경화되며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이 외교와 안보의 틀을 굳건히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제 침체를 벗어나고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 요구되고 있으며,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제도 개편,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의 해결, 개헌과 권력구조 재조정 또한 요구되고 있다.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1대 국회가 협치할 수 있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어느 한 쪽이 밀어붙인 법안은 후에 폐지되기 일쑤였고 여야가 대립하면 식물국회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협치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지 않은 국회가 있었나 싶다. 최악의 법안 처리율과 극심한 여야갈등을 보인 20대 국회도 출범 당시에는 상생과 협치를 강조했다. 결국 이들이 협치하지 못한 이유는 서로가 상대의 책임에 방점을 두었지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지는 않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21대 국회는 자기반성과 쇄신을 통해 여야 스스로가 먼저 변한 뒤 국가발전을 위해 협치하기를 바란다.

 보수의 자기 쇄신은 현재진행형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은 불거지는 책임론과 보수 정체성 문제로 내부 분열을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민심은 보수 진영에서 더욱 멀어져 갔으며 이는 보수 진영의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지금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혁신보수를 기치로 삼아 민심을 잃은 강경보수와 작별하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범보수 진영이 합당하여 구성된 미래통합당은 아직 내부 통합을 위한 여정이 험난하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이 자기 쇄신에 성공한다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때아닌 종북몰이를 하는 오래된 보수와 결별하여 진보 세력과의 협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현재 집권여당인 진보세력의 자기반성과 쇄신 또한 중요하다. 범여권 의석수가 190석을 넘는 21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막강한 입법 자율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국회가 37%를 겨우 넘기는 법안처리율을 기록한 것과 달리 21대 국회는 높아진 법안처리율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높아진 법안처리율이 좋은 법안의 처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20대 국회에서 여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통과시킬 때 야당과의 대화를 소홀히 한 점은 아쉽다. 보수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지만 진보 세력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법안은 결국 폐지될 것임을 깨닫고 대화에 더 힘쓸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커진 입법 자율성을 악용하지 않고 증대된 협상력을 이용하여 여야 합의를 끌어내는 성숙함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민우(문과대 영문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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